건강정보
고혈압ㆍ당뇨 있다면…실명 부르는 ‘망막혈관폐쇄’ 조심하세요
라이프| 2018-02-21 10:30
- 이국종 교수 한쪽 눈 거의 실명 이르게 한 질환
- “추운 겨울에는 혈관 수축해 발생하기 쉬운 질활”
- 전조증상 없어…“충분히 자고 가벼운 운동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해 11월 귀순한 북한 병사 오청성 씨를 치료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는 같은 해 9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망막 혈관 폐쇄와 파열로 인해 왼쪽 눈이 거의 실명 상태”라며 ”2년 전 직원 건강검진에서 알게 됐다”고 자신의 몸 상태를 밝혔다. 이 센터장은 15년 동안 36시간 연속 일을 하고 두어 시간 쪽잠을 자는 생활을 해 왔다. 과로와 수면 부족이 망막 혈관 폐쇄를 악화시킨 대표적 사례다.

망막 혈관 폐쇄는 눈 속 망막의 혈관이 막혀 시력 저하가 생기는 안 질환으로,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노인성 질환으로 50대 이상에게 자주 발생한다.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더 잦은 추운 겨울철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망막 혈관 폐쇄는 눈 속 망막의 혈관이 막혀 시력 저하가 생기는 안 질환으로,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더 잦은 추운 겨울철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등 전신 질환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제공=건양대 김안과병원]

망막 혈관 폐쇄 환자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망막 혈관 폐쇄 환자 수는 2010년 3만9792명에서 2016년 5만6557명으로 6년 전에 비해 무려 42.1%나 증가했다. 지난해 환자 중 50~70대가 80%나 됐다.

노인성 질환인 망막 혈관 폐쇄는 주로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를 앓거나 혈액에 이상이 있을 때 발병할 확률이 높다. 김주연 건양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교수는 “망막 중심 동맥 폐쇄 환자 중 3분의 2는 고혈압, 4분의 1은 당뇨병, 45%는 경동맥 경화증이 관찰된다”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다양한 전신 질환이 망막 정맥 폐쇄의 발생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망막 혈관 폐쇄는 망막 정맥 폐쇄와 망막 동맥 폐쇄 두 가지로 나뉜다. 망막 정맥 폐쇄는 정맥이 막히면서 혈액이 나가지 못해 혈관이 터져 출혈이 생기고 혈관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김 교수는 “혈액이 망막으로 새어 나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부에 부종이 생겨 시력 저하를 일으킨다”며 “유리체 출혈, 황반변성이나 다른 실명질환인 신생 혈관 녹내장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망막 동맥 폐쇄는 동맥이 막히면서 망막 조직에 허혈이 생기는 질환이다. 김 교수는 “되돌리기 어려운 망막 조직의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발병 후 최대한 빨리 혈류를 개선시키기 위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면서도 “그렇게 치료를 해도 망막 정맥 폐쇄보다 시력 저하가 더 심하며 예후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망막 혈관 폐쇄가 무서운 이유는 뚜렷한 전조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망막 중심 동맥 폐쇄의 경우 일과성 흑암시(한쪽 눈이 일시적으로 안 보이는 증상이 반복되는 것) 등이 앞서 나타난다고 한다”면서도 “대부분 망막 혈관 폐쇄는 전조 증상 없이 발생한다”고 했다. 이 센터장처럼 한쪽 눈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고 느끼거나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는 것이 증상이지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상황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중요하다.

특히 망막 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 고혈압 등 혈관 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망막 혈관 폐쇄가 발병한 병력이 있는 환자는 혈전에 의해 심장혈관이나 뇌혈관이 막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심근경색, 뇌경색 등 다른 혈관 질환에도 유의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등 전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망막 혈관 폐쇄가 발병할 위험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혈압을 정상 수치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병의 근원인 과로, 스트레스, 음주, 흡연을 피해야 한다.

김 교수는 “수면 부족은 망막 혈관 폐쇄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숙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혈관 질환자는 무리한 운동 대신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망막 혈관 폐쇄는 관리를 잘해야 하는 병”이라며 “겨울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상승하고, 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되시 쉬워 망막 혈관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 고혈압 등 전신 질환자는 특히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