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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김여정 맹비난…“北인권 유린한 사악한 가족 패거리”
뉴스종합| 2018-02-23 08:21
-펜스-김여정 북미 만남 불발 이후 첫 비판
-‘평창 외교전’ 패배 여론 불식 의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향해 “지구 상에서 가장 폭군적이고 억압적인 정권의 중심기둥”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평창 올림픽 기간 북미 만남이 북한 측의 막판 취소로 불발된 후 김여정을 향한 그의 첫 언급이다. ‘평창 외교전’서 김여정에 패했다는 부정적 여론을 지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펜스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미 보수주의연맹(ACU) 연차총회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김여정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펜스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미 보수주의연맹(ACU) 연차총회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는 “모든 미국인은 이 사람(김여정)이 누구이고,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김정은의 누이는 2500만 주민을 잔인하게 다루고, 굴복시키고, 굶주리게 하고, 투옥한 사악한 가족 패거리”라고 맹비난했다.

김여정이 인권 유린 행위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와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인물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펜스 부통령은 “유엔 보고서도 위반의 중대성, 규모, 성격 등이 동시대 세계에서는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그래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끔찍한 인권 유린과 반인륜적인 범죄를 교사한 그의 역할에 대해 제재했다”고 설명했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며 “우리는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하는 것을 멈출 때까지, 혹은 핵·탄도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할때까지 강하게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여정의 평창올림픽 일정을 상세히 보도하고 외교적 행보에 높은 점수를 매긴 미 언론을 향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가 2주 전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미국팀을 응원할 때, 많은 주류언론은 ‘또 다른 고위관리’에게 지나치게 집착했다”면서 “내가 북한 사람들과 함께 서서 응원했어야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은 미국은 살인적인 독재정권에 찬성하지 않으며 맞서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이 이처럼 강한 어조로 비난하고 나선 것은 북미 대화 무산의 책임을 전적으로 김여정과 북측으로 돌리려는 것과 더불어 ‘평창 외교전’에서 김여정의 미소 공세에 크게 밀렸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불식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개막식에서 뒷줄에 앉은 김여정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데다, 남북 공동 대표단이 입장할 때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열렬히 환영한 것과 달리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가 “품위 없는 행동”, “미국의 이미지를 깎아내렸다”는 등 비판을 받았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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