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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와는 다르다…패션 新트렌드 ‘레플리카’
라이프| 2018-02-23 11:07
패션은 본래 남과 다른 개성이 생명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예전 디자인의 옷을 똑같이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인 브랜드가 새로운 패션 영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른바 레플리카(Replica), 복제품이다. 1970년대 이전에 나온 몇몇 청바지를 완벽하게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일본에서 시작된 이 패션문화는 작업복, 아웃도어, 밀리터리 의류 등으로 확장, 남성복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레플리카가 카피와 다른 점은 디자인은 물론 당시의 원단과 제작방식, 공장 기계등의 생산기법과 당대 문화까지 담아내는 집요함에 있다. 


또 하나는 디자이너와 경영자가 주인공이 아닌 생산자, 즉 의류제작 장인과 제조공장이 주인공이란 점이다, 생산자 중심 브랜드는 오늘날 패션계를 움직이는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박세진 패션칼럼니스트가 쓴 ‘레플리카’(벤치워머스)는 레플리카 패션 문화와 정보를 처음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레플리카 패션의 원형을 찾자면 19세기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미국에서 성행한 육체노동자들의 작업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우보이와 벌목꾼, 탄광노동자, 열차선로를 놓는 노동자들이 입었던 워크 웨어가 원조다. 2차세계대전 당시 군복도 레플리카 패션의 주요 아이템이다. 이들의 투박한 매력과 기능성이 ‘헤리티지’라는 가치 아래 재발견된 것이다.

레플리카 주요 브랜드 중 하나인 필슨은 1897년에 문을 열었으며 2011년 즈음 왁스드 코튼 가방이 유행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또 다른 브랜드인 골든 베어는 ‘대학 점퍼’로 불리는 시티 재킷이 유명하다. 이 점퍼는 1920년대 부두 노동자들이 주로 입던 옷에서 나왔다. 1950년대부터는 학내 운동선수들이 주로 입었던 학교 로고를 새긴 바시티 재킷(레터맨 재킷)으로 힙합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고급패션과는 다른 대중과 함께 해온 레플리카 원조 브랜드들과 일본에서 새롭게 일어난 올드 아메리칸 패션의 상징 레플리카 청바지, 2000년대 패션 동향까지 패션계의 새로운 흐름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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