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
3월의 클래식 무대…슈베르트가 온다
라이프| 2018-02-23 11:30
올해 서거 190주년 맞아
풍부한 선율·시적 상상력 자극

임동혁
노래하는 듯한 연주로
피아노 소나타 21번
즉흥곡 D.935 등 선보여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
힘찬 테크닉·큰 스케일
찰나의 아름다움 선율에
초기·후기 작품 비교 재미


3월 클래식무대는 슈베르트로 채워진다. 올해가 마침 슈베르트 서거 190주년이기도 하다. 풍부한 선율과 시적 상상력이 가득한 슈베르트의 피아노를 국내외 스타 피아니스트들이 어떻게 해석해 낼지 궁금하다. 


젊은 거장의 슈베르트=‘쇼팽 스페셜리스트’로 불려온 임동혁(34)이 슈베르트 음악으로 전국투어에 나선다. 3월 2일 강동아트센터를 시작으로 인천 남동소래아트홀(3일), 서울 예술의전당(7일), 천안예술의전당(9일), 대구콘서트하우스(10일), 부산문화회관(13일), 울산중구문화의전당(15일)까지 소화한다.

섬세하고 예민한 연주로 정평난 그에게 슈베르트는 각별하다. 데뷔 앨범에도 슈베르트 음악이 들어있다. 스스로 ‘슈베르트가 가장 잘 맞는 음악가’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슈베르트만 집중해 연주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임동혁은 지난해 언론과의인터뷰에서 ‘내년 프로그램은 슈베르트’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번 투어에선 슈베르트의 ‘즉흥곡(D.935)’과 피아노 소나타 21번(D.960)을 연주한다.

쇼팽과 슈베르트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일견 ‘서정성’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듯 하다. 하지만 그는 “쇼팽과 슈베르트를 ‘서정적’이라는 범주로 말하는 건 너무 추상적이고 포괄적”이라며 “그보다는 ‘노래하는 것이 중요한 연주’라고 하고 싶어요. 제 목표도 무대위에서 노래하듯 연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을 주최하는 크레디아는 “슈베르트 서거 190년을 기념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낭만파 작곡가의 서정적인 곡을 연주할 때 더 빛이 나는 임동혁의 해석이 궁금하다”고 소개했다. 


건반위 암사자의 슈베르트=힘찬 테크닉과 스케일 큰 구성력을 ‘건반위 암사자’로 불리는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Elisabeth Leonskajaㆍ73)는 오는 3월 31일 성남아트센터의 첫 내한공연 프로그램으로 슈베르트를 선택했다.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는 현대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이며, 바이올리니스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David Oistrakh),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Sviatoslav Richter)와 피아니스트 에밀 길렐스(Emil Gilels) 등 구 소련시대 대가의 뒤를 잇는 인물로 꼽힌다.

특히 그의 재능을 알아본 리히터가 평생 조언과 듀엣 연주 초대 등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간의 예술적 업적을 인정받아 빈 콘체르트 하우스 명예 회원이 됐으며 오스트리아 문화계 관련 수상 중 가장 높은 영예의 ‘십자가 훈장’ 등을 받았다.

그는 첫 내한 공연에서 슈베르트의 초기 작품인 소나타 9번(D.575)으로 시작해 ‘방랑자 환상곡’(D.760)을 거쳐 후기 작품인 소나타 18번(D.894)까지를 연주한다.

레온스카야는 성남아트센터를 통해 “슈베르트 음악의 대비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짰다. 초기 작품인 B장조 소나타 D575, 그리고 매우 비르투오지한 ‘방랑자 환상곡’은 소나타와 같이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됐지만, 휴식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연주된다”며 “G장조 소나타 D894는 슈베르트의 또 다른 놀라운 재능, 즉 ‘시적인 놀라움’과 거기서 드러나는 색다른 행복감이 존재한다. 슈베르트의 작품은 찰나의 아름다움을 영원한 것으로 바꿔놓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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