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종교계로 번진 ‘미투’…개신교계도 ‘꿈틀’
라이프| 2018-02-24 16:45
[헤럴드경제] 과거 성폭력 의혹을 폭로하는 ‘미투(me tooㆍ나도 말한다)’가 종교계로도 번지고 있다.

23일 한 천주교 신자가 폭로한 신부 성폭력 시도는 순식간에 대중의 공분을 샀다. 7년전의 사건이지만 유명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에도 나왔던 신부라, 이 신부가 소속됐던 교구는 정직처분에 이어 후속대책을 논의중이다. 
해당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건당시 천주교 정희구현사제단 소속으로 남수단에서 선교 봉사활동을 했던 이 신부는 정의구현사제단에서도 탈퇴했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교황청의 지침에 따라 성직자의 성범죄에 대해 처리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기회로 이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가 더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개신교계에서도 미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7월 기독교반(反)성폭력센터를 개소하는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센터 개소에 앞서 내달 2일 ‘교회 내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를 개최한다.

김희애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은 “과거에는 교회 내 성폭력 당사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미투 열풍이 불어닥친 후 오래전 성폭력을 경험했던 당사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번 행사도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말하기 대회는 일반인은 물론 언론에도 비공개로 진행된다.

센터는 이날 행사에서 나온 피해자들의 경험담과 추가로 접수되는 제보들을 엮어 사례집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종교계의 성폭력은 성직자의 막강한 권위를 이용한 전형적인 ‘권력형 성폭력’이어서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해도 교단이나 종단 차원에서 이를 은폐하거나 뭉개버리는 사례가 빈번했고, 피해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가해자에 대한 제재가 미흡한 경우가 많았다.

김애희 국장은 “지난해 몇몇 개신교 교단이 성폭력에 관한 특별법을 교단법으로 제정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잇따라 총회에서 부결됐다”며 “예장통합의 성폭력 예방 교육도 내부 인력을 단기간 교육시켜 강사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