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찍한 실내 공간에 2000만원 안팎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중국제 SUV 켄보 600’
극과 극의 콘셉트로 두 모델이 작년 비슷한 시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 문을 두드린 결과, 5배가 비싼 테슬라 전기차가 켄보 600보다 더 많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월만 해도 테슬라 전기차 등록대수는 단 4대에 불과한 반면 켄보 600은 73대로 큰 차이를 보였다. 작년 11월 누적 테슬라 전기차가 128대를 기록했을 때 켄보 600은 308대 등록돼 차이가 좁혀졌음에도 여전히 켄보 600이 크게 앞섰다.
하지만 작년 12월 테슬라 모델 S가 309대로 껑충 뛰어오르고, 켄보 600은 321대에 그쳐 두 모델 간 판매량 격차는 근소해졌다. 이후 올해 들어 1년 만에 판매량이 역전됐다.
엄밀히 말하면 두 모델은 동급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 대상으론 적절치 않다. 그럼에도 이 같은 등록대수 추이에서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의 취향을 일부 엿볼 수 있다.
전기차 테슬라 모델 S |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만 놓고 보면 폭발적인 인기라고 볼 순 없다. 다만 국내 진출 신생 브랜드고 고가인 점을 놓고 보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대표적인 수입차 전기차인 BMW i3는 2014년부터 국내서 판매됐는데 올 1월 누적 1009대 등록됐다.
닛산 리프도 2014년 말 출시됐는데 현재 251대에 그쳐 모델 S가 80대 이상 더 많이 등록됐다.
결국 테슬라 전기차는 그리 크지 않은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두터운 마니아 고객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이는 향후 국내에 들어올 로드스터, 모델 3 판매에도 동력이 될 수 있다.
켄보 600 |
반면 켄보 600은 단가가 크지 않은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어야 했다. 수입사인 신원CK모터스도 작년 켄보 600 목표치를 3000대로 잡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소비자들은 켄보 600보다 작더라도 비슷한 가격대의 티볼리, 코나, 스토닉을 구매하거나 돈을 더 주고서라도 같은 크기의 싼타페, 쏘렌토 등을 선택했던 것이다.
자동차 업계서는 단순 가성비만으론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점과 중국 모델에 대한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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