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
결국 ‘슈돌’하차…이휘재 ‘기회의 골든타임’
엔터테인먼트| 2018-03-19 11:40
“아이에 묻어간다” 악플 속 위축된 활동
대중과 좋은 소통·변화 신호탄 계기로


이휘재가 4월중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한다는 뉴스는 자신에게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대중과 소통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휘재는 27년간 예능 MC를 해왔고 2015년에는 연예대상도 받았다. 연륜은 쌓여갔지만 그에 걸맞는 소통력은 발휘하지 못했다. 말끔하게 생겨 뺀질거릴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에서 오는 오해도 있다.


대중이 이휘재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은 크게 두가지였다. 세월이 가면서 트렌드에 맞게 변신하지 못하고 과거 스타일의 진행을 고수해왔다는 것이 그를 향한 대중정서다. 리얼리티 트렌드와 함께 가지 않고, 스튜디오에서 영양가 없는 진행을 해온 부분이 있다. 6년간 어린 아들을 내세워 묻어간다는 반응도 있었다. 편승 효과는 괜찮았지만 비주체적이었다. 심지어 “예능 무임승차”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휘재에게 “실력이 없다”는 말이 나온 건 이와도 관련이 있다.

이휘재는 적당한 ‘슈돌’ 하차 시기를 놓쳐버렸다. ‘슈돌’의 1등공신들인 추사랑(추성훈)과 삼둥이(송일국)가 하차할 즈음에 하차했어야 했는데, 혼자 남아 욕을 먹었다. 하지만 그는 조금 늦은 감은 있다 해도 대중의 지적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휘재에 대한 또 하나의 부정적 시선은 인성 문제다. 나는 이휘재의 인성이 좋은지 안좋은지 잘 모른다. 하지만 대중의 지적에 그런 부분이 있다. 이휘재가 선배인 임하룡을 찾아가 “지난해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고 말한 기사에 “슬럼프가 아니라 인성문제야”라는 댓글들이 많았다.

이휘재에게 인성 지적이 나온 것은 SBS 연기대상 진행 등에서 보여준 논란 등때문이다. 자신은 나름 재미있게 해볼 요량이었겠지만 상대에게 무리한 질문을 던지거나 핀잔을 줘 웃기는 진행 방식에 대해 대중은 동의하지 않았다.

이휘재는 방송경력이 오래돼 나이 많은 예능인에게도 허물없이 대한다. 시청자들은 이런 관계를 잘 모르기 때문에 방송에서는 자칫 이경규, 강호동, 김구라, 박명수 등 자신보다 나이 많은 예능인에게 예의를 안지키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어쨌든 이휘재는 예능 진행 방식도 새롭게 하고 대중과의 소통도 좀 더 활발히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 첫번째 액션이 ‘슈돌’ 하차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변화와 변신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그의 ‘슈돌’ 하차를 지지한다.

이휘재는 ‘슈퍼맨’외에 KBS2 ‘배틀트립’, JTBC ‘워너비(WANNA B)’에 출연하고 있다. 요즘 그가 하는 방송을 보면, 꽤 많이 위축돼 있다는 게 느껴진다. 방송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하려면 마음이 자유로와야 한다. 위축되면 새로운 시도 자체를 할 수 없다.

이휘재가 1단계 ‘슈돌’하차에 이어 2, 3단계에서도 대중과 좋은 소통을 이뤄내고 요즘 예능 스타일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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