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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상승세 견인한 ‘워라밸’…메이저 우승 도전장
엔터테인먼트| 2018-03-19 15:45
안정된 삶-훈련 기반 상승세 견인
“남편 의견 전적으로 믿고 따른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1년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올림픽 챔피언 박인비(30)가 ‘여자선수 결혼후 쇠락’이라는 통념을 깨고 상승세를 타는 가장 큰 비결로 일과 삶의 조화, 즉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인비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박인비는 “(이번 우승은) 20대를 보내고 30대 새로운 시작점에서 우승이 좋은 신호탄이 된 것 같아 또 감회가 새롭다”고 말한 뒤 “요즘 워라벨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고 있던데 항상 신경써왔던 부분”이라며 생활의 안정과 일(프로골프)의 균형을 찾은 점에 만족해 했다. 그의 이같은 워라밸 마인드는 후배 골퍼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는 “나의 30대에도 골프인생과 개인의 삶에 있어서 균형을 잘 유지하고 싶다”면서 “또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들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며 30대를 채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즐거운 삶을 통해 즐기는 골프, 편안한 골프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휴식기 없이 계속 대회에 나왔다면 더 많은 우승을 했을지 몰라도 지금의 나보다 더 행복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퍼터 교체에 대한 질문에 남편에 대한 신뢰로 답했다. 그는 “남편(남기협 코치)이 이번 주 대회를 앞두고 월요일에 ‘그 동안 말렛스타일 퍼터만 사용하다 보니 미스가 나도 잘 못 보는 것 같다. 미스 샷에 대해 공이 빠져나가는 길을 좀 더 연구할 겸 퍼터를 바꿔보자’고 제안했다. 앤써스타일의 퍼터로 교체해 치는 대로 공의 움직임이 보여지니 매우 효과적이었다. 누구보다 나에 대해 잘 알기에 남편의 조언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신뢰를 갖는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이달 초 싱가포르 대회를 통해 시즌을 시작했는데 당시 공은 잘 맞았지만 쇼트 게임이 부족했다”고 돌아보며 “이번 주에는 퍼트가 잘 되면서 시즌 전체에 대한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1번 홀 버디 이후 12번 홀 버디까지 10개 홀 연속 파 행진을 계속한 그는 “사실그사이에도 기회가 있었지만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며 “실망할 수도 있었지만 계속 집중력을 유지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즌 혹은 남은 선수 생활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는 말에 “우선 이번 시즌에는 우승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것을 이룬 만큼 메이저 대회에서도 정상에오르고 싶다”며 “첫 메이저 대회인 이달 말 ABA 인스퍼레이션이 기대된다”고 의욕을내보이기도 했다.

또 새 드라이버에 대해서는 “전지훈련 때부터 젝시오10 모델을 썼는데 방향성, 거리, 타구감 모두 마음에 든다”며 “아직 퍼터가 더 익숙해져야겠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티샷부터 마무리 퍼트까지 잘 연결된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2016년과 2017년에 연달아 8월에 일찍 시즌을 끝내 남들보다 긴 휴식기를 가진 박인비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 때 쉬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며 “부상 때문에 쉬게 됐을 때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기나’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경기리뷰와 관련, “오늘 첫홀 버디 이후 지루한 파 행진이 이어졌다. 샷감이 좋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지만 어제의 플레이에 비해 다소 실망감도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 참고 기다려보자’라는 생각으로 임했고 12번홀부터 퍼트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더욱더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경기 중에 우승에 대한 생각으로 집중력이 흐려질 것 같아 일부러 리더보드는 보지 않으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다음대회 각오에 대해서는 “시즌 초반 우승을 했으니 좀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주 기아클래식 포에나 그린으로 퍼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퍼팅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연연하지 않고 경기감을 살리고 첫 메이저 시합인 ANA 대회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메이저 대회가 더욱 기대된다”고 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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