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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오닐 “현과 현의 앙상블…음악적 깊이 느낄 수 있을 것”
라이프| 2018-03-19 16:53
9번째 앨범 ‘듀오’발매ㆍ기념 리사이틀
“비올리스트보다 음악가로 불리고 파”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비올라는 현악기 중 중간 음역을 담당하죠. 바이올린, 첼로를 연결함은 물론 음색이 낮은 첼로나 음색이 높은 바이올린과도 각각 잘 어울리지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0)이 9번째 음반 ‘듀오(Duo)’를 낸다. ‘솔로(solo)’라는 제목으로 음반을 낸게 2012년이니 꼭 5년만이다. ‘듀오’라는 제목에서도 짐작 할 수 있듯, 이번엔 협주곡이 주를 이룬다. 음반 발매를 기념해 3월 31일엔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도 개최한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0)이 9번째 음반 ‘듀오(Duo)’를 낸다. 용재오닐은 19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앨범 발매와 기념 리사이틀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올리스트보다 음악가로 불리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은 앨범 작업에 같이 참여한 첼리스트 문태국(사진 오른쪽)과 비올리스트 용재오닐 [사진=이한빛기자/vicky@]

용재오닐은 19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리사이틀과 음반발매를 계기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짧은 연주를 선보였다. 음반에 참여한 첼리스트 문태국,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비올리스트 이수민과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전작 앨범이 용재 오닐의 독백이었다면 이번은 악기간의 대화에 가깝다. 용재 오닐은 “솔로연주는 무대에 선 배우의 독백이라면, 듀오 연주는 2명의 캐릭터가 나누는 대화”라고 설명했다.

음반 발매 기념 공연 1부는 비올라를 중심으로 한 듀오 레퍼토리를, 2부에서는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협주곡이 이어진다. 용재의 베스트 레버토리인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예정이다. 용재오닐의 비올라는 비올라, 첼로, 바이올린과 함께 곡을 리드하기도, 받쳐주기도 하면서 환상적 앙상블을 자랑한다. 흥미로운건 어느 한 악기에도 치우치지 않고 수평적 연주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협주곡은 보통 피아노와 바이올린, 피아노와 첼로 등 현악기와 건반악기 등 서로 다른 악기의 조합이 많은데 현과 현의 만남을 준비한 것도 독특하다. 용재는 “현악기 가족인 첼로, 바이올린, 비올라의 협주로 각각 악기의 매력은 물론 연주자들의 음악적 깊이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등 현과 현의 만남을 최상으로 끌어낸건 용재오닐의 힘이다. 협주에 참여한 연주자들은 그의 부드러운 리더십을 칭찬했다. 10년 넘게 음악적 교감을 이어온 신지아는 “리허설때 용재오닐은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기보단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배려가 많은 사람이다. (비올라와의 협주는)첼로와 달리 바이올린의 날카로운 부분을 부각시킬 수 있는데, 용재오닐의 성품이 음색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가을 한다”고 말했다.

문태국도 “음역대가 비슷한 비올라와 첼로인데 어떻게 하면 서로 상대방을 돋보이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했고, 이수민도 “같은 비올라끼리 앙상블인데 서로 대화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했다. 중간자 역할을 하는 비올라처럼 용재오닐의 조용한 리더십이 빛나는 지점이다.

용재 오닐은 한국전쟁 당시 고아가 돼 미국으로 입양된 어머니와 아일랜드 출신 미국인 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2001년 세종솔로이스츠 단원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투어에 함께하면서 한국을 첫 방문했다.

2004년 KBS 1TV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서 그와 어머니에 대한 내용이 방송되면서 대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2005년 1집 ‘리처드 용재 오닐’을 발매했고 그해 한국에서의 데뷔 리사이틀을 전석 매진시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그의 관심은 ‘비올라’보다는 음악 자체에 방점을 더 찍고 있다. “인생을 통틀어 음악가로서의 삶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멋진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아름답지 않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지금, 어느 때보다 음악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비올리스트라기보다 뮤지션으로 불리기를 원해요”

앨범에는 할보르센의 ‘파사칼리아’,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2중주, 호프마이스터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2중주, 베토벤의 비올라와 첼로를 위한 2중주곡 등이 담겼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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