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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셀發 바이오株 옥석가리기
뉴스종합| 2018-03-20 11:36
줄기세포 치료제 시판 불허
초고속 랠리 펼치다 급락세
바이오株 조정 엇갈린 전망
“실적·임상 진전 따져 투자를”


올해 들어 초고속 랠리를 달리던 줄기세포 업체 네이처셀 주가가 ‘치료제 시판 불허’라는 악재에 하루 사이 곤두박질치면서 코스닥 시장에 ‘바이오 주의보’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제약ㆍ바이오 섹터의 주가가 임상 단계에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이나 연구개발(R&D) 등의 단기 이슈에 과민하게 반응하며 급등한 점을 지적하고, 회사의 실적까지 주의깊게 살피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처셀은 개발 중인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조인트스템’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는 데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 폭락했다. 하루 최대 낙폭인 29.9% 하락하며 4만3600원에 장을 마쳤다.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 산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미국 임상에 참여한 환자가 13명에 불과하고, 치료제 효과도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점을 들어 조건부 허가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환자 생명을 위협하는 암이나 희귀질환 등을 하루 빨리 치료하기 위해 도입이 필요한 의약품은 임상 2상 결과만 심의한 뒤 시판을 조건부 허가하고 있다. 네이처셀은 시판을 위해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지만 이번 식약처의 불허 결정으로 난관에 부딪힌 셈이다.

올해 들어 네이처셀의 주가는 조인트스템을 비롯한 자사 치료제의 임상시험 기대감에 힘입어 무려 169.8%(16일 종가 기준) 급등했다. 작년 말 1조1930억원이었던 시가총액도 3조2900억원까지 불어나며 코스닥 시장에서 시총 순위 톱10을 넘나들었다. 특히 개인보다 외국인과 기관이 집중 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밀어올렸다.

그러나 전날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매도로 돌아선 탓에 폭락하면서 네이처셀의 시총은 1조원 가까이 빠졌다. 20일 오전 장 초반에도 20% 가까운 하락률을 보이며 수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들어 상승세를 보인 줄기세포 관련주들이 네이처셀 악재 탓에 단기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줄기세포 관련주인 차바이오텍 역시 전날 8.62% 하락했다. 다만 네이처셀만의 개별 이슈여서 관련주들의 조정 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6년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을 수출했던 항암제 후보물질이 반환되면서 제약ㆍ바이오 섹터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었지만 이번 네이처셀 여파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이 신약 개발의 실패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고, 과거와 달리 악재성 이슈에 학습이 돼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제약ㆍ바이오주에 대한 피로도 탓에 호재보다 악재에 널뛰는 경향이 뚜렷해진 만큼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상이 진행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는 평가자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고, 그 편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적정한 주가 컨센서스(시장 기대치)가 형성되기 어렵다”고 지적한 뒤 “기업의 시가총액이 어느 정도 설명될 수 있는 실적 호전주나 임상에 분명한 진전이 있는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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