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미세먼지 심한 날, 마스크만?…모자도 써야죠
라이프| 2018-04-05 11:04
봄철 미세먼지·자외선으로 탈모 심해져
유해물질 모근침투, 두피 호흡방해 염증유발
하루 머리카락 100개 이상 빠지면 의심
탈모샴푸로는 예방·치료 효과 기대 곤란

# 회사원 박모(41) 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탈모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행히 증상 초기에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있어 증세가 호전되는 상황이지만 최근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가 탈모에도 악영향를 끼칠 거같아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나들이 등 외출을 하기가 꺼려진다. 박 씨는 “ 병원에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 장시간 야외활동을 할 경우 탈모증상이 악화시킬 수 있어 야외할동을 하더라도 모자를 쓰고 귀가시 깨끗히 머리를 감는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사계절 중 특히 봄에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와 황사는 모발에 악영향을 끼친다. 미세먼지의 유해 물질은 탈모의 원인이 되거나,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다. 모근에 침투해 두피 호흡을 방해하고, 염증을 유발해 모발의 정상적 성장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와 모발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출 시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봄에 기승 부리는 미세먼지ㆍ자외선, 봄철 탈모 유발=탈모 증 가장 흔한 남성형 탈모증은 유전과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탈모는 사계절 내내 발생할 수 있지만, 계절적 요인으로 악화될 수 있다. 봄에 탈모가 심해지는 이유는 주로 황사, 미세먼지, 자외선 등 외부 요인 영향이 크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황사, 꽃가루, 미세먼지 등의 물질들이 모근에 침투하게 되면 두피 호흡을 방해해 두피 건강을 악화시킨다”며 “특히 미세먼지에 있는 각종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은 두피 염증을 유발해 모발의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조량이 늘어나며 강해지는 자외선도 탈모를 더욱 유발시킨다. 자외선이 강해지면 모발이 쉽게 건조해질 뿐 아니라, 큐티클이 손상돼 모발이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하루 동안 두피에 쌓인 유해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외출 후 머리를 꼭 감고, 외출할 때에는 모자를 착용해 자외선과 유해물질로부터 모발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탈모는 초기에 증상을 발견해 의학적 치료를 시행하면 개선될 수 있는 질환이다. 때문에 본인의 모발 굵기와 모발 개수의 변화를 자주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성형 탈모는 정수리와 이마 부분의 머리카락이 뒷머리보다 유난히 가늘어지고 색이 옅어지는 것이 특징으로, 정수리 앞머리와 뒷머리의 굵기와 색을 비교하면 증상 발견에 도움이 된다.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이거나 머리를 이틀 정도 감지 않은 상태에서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머리카락을 50~100개 정도 잡은 후 가볍게 당겼을 때 3개 이상 빠지면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탈모 샴푸, 탈모 치료 효과 기대하기 어려워=남성형 탈모는 앞머리부터 정수리까지의 굵은 모발이 가늘고 탈색된 솜털로 변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한번 발생하면 증상이 계속되므로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범위가 점차 넓어진다. 하지만 상당수 탈모 환자는 병원을 찾기보다 비의학적 치료에 의존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는 실정이다.

비의학적 시도 중 탈모 환자가 가장 먼저 시도하는 방법은 탈모 샴푸 사용이다. 2011년 국내 한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병원 방문 이전 시행하는 탈모 치료법을 묻는 질문에 탈모 환자들은 탈모샴푸ㆍ에센스(86.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두피 마사지(52.3%), 탈모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음식 섭취(50%) 등을 택했다.

그러나 실제 탈모샴푸 등 탈모 화장품을 사용한 환자들은 효과에 대해 크게 만족하지 못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2012~2014년) 탈모 관련 제품ㆍ서비스 이용 경험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탈모 방지 샴푸, 토닉, 앰플 등 탈모 방지제’ 사용 경험자 490명 중 ‘사용 전 효능ㆍ효과에 대해 기대가 높았다’는 응답은 58.8%(288명)에 달했던 반면 ‘실제 사용 후 기대만큼 만족했다’는 응답은 13.5%(66명)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탈모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피부과 질환으로 탈모 샴푸 사용으로 탈모의 예방이나 치료 효과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며 “탈모 증상이 의심될 때에는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맞는 의학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샴푸는 두피를 청결하게 하고, 모발을 부드럽게 하는 보조적 역할 정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설명했다.

탈모를 유발하는 요인은 유전적 요인, 남성호르몬, 스트레스 식습관, 화학약품 등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그 중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은 유전적 영향과 남성호르몬의 변환 물질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로 알려져 있다.

허 교수는 “탈모의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환자의 경우 모낭에 작용하는 DHT의 영향으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모발의 성장 기간이 단축돼 남성형 탈모가 나타나게 된다”며 “남성형 탈모는 발생 원인이 밝혀져 있어, 증상 초기에 의학적 치료를 받는다면 증상 개선과 발모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탈모의 의학적 치료는 약물 치료와 수술로 나뉘어 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은 남성형 탈모 치료제는 복용하는 약물과 탈모 부위에 직접 바르는 약물이 있는데 이들은 모발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다만 약물 치료는 중단할 경우 다시 탈모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지속적 치료가 중요하다.

탈모가 상당히 진행됐을 때에는 탈모를 유발하는 DHT의 영향을 받지 않는 머리의 양 옆과 뒤쪽에 자라는 부위의 모낭을 탈모 부위인 정수리 또는 이마에 재배치하는 모발 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이식한 부위의 모발은 모발이 정상적으로 자라지만, 이식한 부위의 주변 모발은 DHT의 영향을 계속 받을 수 있으므로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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