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논설위원칼럼
[직장신공]황희 정승처럼 하라!
뉴스종합| 2018-04-12 11:27
‘우리 부서와 업무적으로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는 부서의 부장님이 우리 부장님과 라이벌로 사이가 안 좋아서 얼마 전에는 공개석상에서 고성을 지르며 크게 다투기까지 했습니다. 그날 이후 업무 협조 사인을 받으러 가면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서 힘들게 만들고, 기회 있을 때 마다 두 분이 상대방 험담을 자주 해서 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옛날,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다가 판결을 해달라고 온 두 백성이 각자 하소연을 하자, 사또 황희가 이 사람 말을 듣고는 ‘네가 옳다’고 했다가 저 사람 말을 듣고는 또 ‘너도 옳다’고 했다. 이에 곁에서 듣던 부인이 ‘사또 그런 엉터리 판결이 어디 있소?’하자 ‘부인 말도 옳소’ 했다지 않는가? 어리석어 보이지만 결론을 낼 수 없는 싸움에 대처하는 진정한 고수의 유연함이다. 이 질문도 내용으로 보아, 두 상사가 일이 아닌 사적으로 감정싸움을 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정답은 내가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즉 어느 한 편을 들지 말고 둘 모두에게 무념무상 잘 해주면서 상황 변동이 있기를 기다려야 한다. 내 부장을 위한다고 섣불리 나서서 저쪽 부장에게 결정적 미움을 사면 나중에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상대 부장이 언젠가는 내 상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부장이 서로에게 쏟아내는 비방도 ‘네, 네’ 하며 동조한 뒤 돌아서면 잊고 고자질 같은 거 하지 말라. 이때 두 부장 모두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스스로를, 워라벨 운운하며 부끄럽게 여기지 말라. 我生然後殺他! 살아야 자존심도 지킬 수 있다.

두 상사의 불화로 힘든 부하들이여!! 힘센 어른들 싸움을 힘없는 아이가 말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고로 자신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지 말라. 즉, 두 상사 사이에 시소를 타야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참하게 생각하거나, 반대로 내가 어떻게 함으로써 두 상사의 화해를 이끌어 조직의 업무 능률 향상을 기하겠다는 식의 거창한 목표는 접어두어라. 대책 없이 눈 뒤집고 맞부딪치는 황소 싸움을 만나면 일단 안전지대로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