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인이 눈뜨고 신체마비 풀리고…뇌를 훈련시키면 일어날 놀라운 일들
기사입력 2018-04-13 11:34 작게 크게
눈 먼 사람이 볼 수 있게 되고, 몸이 마비된 사람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예수님의 기적 얘기가 아니다. 노먼 도이지 토론토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만난, 특별한 치료법과 훈련을 통해 몸을 회복한 이들의 얘기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지금까지 의학에서 뇌는 기계와 같아서 각각의 부품이 뇌의 한 곳에 놓여 하나의 정신적 기능을 담당한다고 봤다. 따라서 뇌졸증이나 부상, 질병으로 그곳이 망가지면 영영 고칠 수 없고 뇌의 회로도 망가져 관련 기능이 멈춘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0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다른 얘기를 들려준다.

학습이 신경 구조를 바꾸는 유전자의 ‘스위치를 켤’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뇌는 신경가소적이라는 것이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활동과 정신적 경험에 반응해 제 구조와 기능을 알아서 바꿀 수 있는 속성이다. 이는 최근 첨단 의학장비로 뇌세포 사이의 반응을 순간적으로 포착할 수 있게 되면서 신빙성을 얻고 있지만 여전히 주류의학은 무시한다.


도이지 교수는 첫 책 ‘기적을 부르는 뇌’의 후속격으로 쓴 ‘스스로 치유하는 뇌’(동아시아)에서 신경가소적 치유방법으로 난치성에서 정상에 가깝게 회복한 이들의 놀라운 사례들을 들려준다. 만성통증, 뇌졸증, 외상성 뇌손상,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자폐증, 다운증후군 등 다양한 질환들의 사례들은 우선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가령 컴퓨터 네트워트 개발자인 데이비드 웨버는 43살 이던 1996년, 몸의 항체가 눈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 질환인 포도막염에 걸려 법적 맹인 판정을 받았다. 수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고 더욱 악화됐다. 그 때 뉴욕의 한 의사가 대안적 치료법을 소개해준다. 바로 가소적 훈련법을 이용한 눈운동이었다. 그는 눈 근육을 사용해 눈을 부드럽게 압박하는 자극법을 꾸준히 훈련해, 그가 바라던 책을 읽는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 외에 소리를 통해 자폐증을 성공적으로 치료하거나 머리 뒤쪽에 진동을 흘려 주의력결핍장애를 고친 사례도 있다. 부드러운 전지 자극기로 혀를 자극해 다발성 경화증 증상을 되돌리고, 뇌의 상당부분이 소실된 채로 태어나 인지 문제를 겪고 거의 마비에 이른 여자아이를 느리고 부드러운 손동작으로 몸을 문질러 치료한 예도 소개돼 있다.

이들 치유방법의 대부분은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즉 빛, 소리, 진동, 전기, 동작 등의 형태를 취하는데, 이런 에너지는 자연적인 통로로 우리의 감각과 몸을 통해 뇌로 들어가 뇌 자체의 치유력을 일깨운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감각은 주위에 있는 여러 형태의 에너지를 뇌가 사용하는 전기신호로 바꾸는데, 이런 에너지를 통해 전기신호의 패턴을 바꿈으로써 뇌의 구조를 바꾸는 방법이다.

도이지 교수의 신경가소성 임상연구는 지금까지 뇌를 몸을 지배하는 우월하고 독립된 객체로 보아온 데서 몸과 상호작용하는 뇌로 새롭게 인식하는 눈을 열어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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