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신개념 화학촉매로 미세먼지 배출 확 줄인다
뉴스종합| 2018-04-16 09:11
- 산성비 원인으로 지목되는 2차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기관지염증, 천식 등 유발
- 화학연 허일정 박사팀, 노후 경유차, 선박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줄이는 화학촉매 개발 착수
- 기존 시스템보다 가격 10분의 1로 줄여, 노후 경유차와 선박에 적용 가능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최악의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미세먼지를 배출원으로부터 원천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 수립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연구진이 화학기술을 활용한 미세먼지 저감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자원화연구소 허일정 박사 연구팀. 허 박사 연구팀은 노후경유차와 선박에서 주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을 화학촉매를 활용, 오염물질이 없는 질소와 수증기만 배출하는 원천기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허일정 박사가 새로 개발한 촉매를 배출모의환경에서 평가하고 있다.[제공=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발전소, 자동차, 선박 등에서 고체상태로 직접 배출되는 1차 미세먼지와 가스 상태로 배출돼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산되는 2차 미세먼지로 구분된다.

허일정 박사는 “국내 전체 미세먼지 발생량 중 약 72%가 2차 미세먼지”라며 “2차 미세먼지 중 암모니아,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이 주로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 질소산화물은 고온의 연소열에 의해 공기 중의 질소가 산화되면서 만들어지는데 폐수종, 기관지염증, 천식, 만성기관지염을 유발하며 산성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허 박사에 따르면 자동차 및 선박의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은 촉매와 요소수(암모니아 희석용액)를 활용해 질소와 물로 환원하는 SCR(선택적 촉매 환원)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의 경우 요소수를 저장하는 탱크와 노즐 분사장치를 별도로 설치해야하는데 고가의 가격과 부피가 커진다는 점, 주기적으로 요소수를 보충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연구팀은 국제적인 배기가스 배출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노후 경유차와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기존 복잡한 시스템을 단순화시킬 수 있는 신개념 촉매 개발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촉매기술은 기존 SCR시스템과 달리 요소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저장탱크와 노즐이 필요치 않다. 디젤엔진의 배기가스를 연소시켜 제거하는 후처리장치인 DPF에 촉매를 설치, 요소수 대신 발생하는 이산화질소와 같은 배기가스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허 박사는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촉매의 대부분은 해외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이 기술을 적용하면 비용절감과 자동차 및 선박엔진룸의 공간확보가 가능해져 산업적 효과도 매우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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