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와대는 조건없는 사죄만이 개선의 시작임을 알아야
기사입력 2018-04-17 11:23 작게 크게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지난 2일 취임한지 불과 2주만이다. 금감원 19년 역사상 최단명 원장 기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시민단체 또는 비영리법인 구성원으로서 종전의 범위를 넘어서는 특별회비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봤다.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말 정치후원금에서 5000만원을 연구기금 명목으로 민주당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에 기부한 것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 되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고 했으니 사표 수리는 당연한 결론이다.

이번 일로 청와대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잘못된 지난 일은 개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되풀이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럴 것 같지 않다. 청와대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임명 직후부터 김 전 원장이 금감원 수장에 걸맞은 도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은 너무도 많이 제기됐다. 19대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돈으로 세차례나 인도 유럽 등으로 해외출장을 가고 그것도 인턴을 보좌관이라고 대동했으며 더미래연구소에 거액의 후원금을 낸 후 자신이 소장으로 취임해 그걸 고스란히 월급으로 받아간 사실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조국 민정수석은 “국민적 눈높이에는 흡족하지 않으나 적법한 행위”라고 감싸기에 급급했다. 전형적인 형용모순이다. ‘네모나지만 저건 동그라미’라는 주장과 마찬가지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물이 어떻게 금융경찰의 수장이 될 수 있는가.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선관위의 위법 판정 이후 청와대는 “민정 쪽에서 검증 당시에 후원금과 관련된 내용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몰랐으니 걸러내지 못했고 당연히 책임도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본질은 “알았다면 임명하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야말로 국민 눈높이와 기대를 무시하는 처사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투척 사건이 갑질 음성파일과 진에어 불법등기 문제로까지 확대된 것은 ‘조건을 단 사죄’ 때문이다.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한 열정에서 나온 잘못’이란 사과가 급기야 대기발령에도 비난이 식지않는 국민적 공분을 키운 것이다.

청와대 역시 조건없는 사죄가 답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잘못했으니 다음부터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는 진정성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앞으로는 ‘시민단체 프리패스’가 사라질 것으로 받아들인다. ‘자기편’끼리 추천하고 검증하는 ‘코드 인사’도 끝나리라고 기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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