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라기 흔적 가득 ‘우항리 공룡화석지’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한탄강 지질공원’
23개 해안사구 품은 ‘태안해안국립공원’
유네스코 지질공원 등재 청송·제주도
세계적 자원보고 흔적에 감탄이 절로
‘탐사 여행’을 가도 봄 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신비로운 잡학여행’ 테마를 얹는 순간, 봄 여행의 의미는 확 커지고 깊어진다.
우리 5~10세 학동들은 공룡이름 20개 정도와 그 생태를 줄줄 외고, 주라기, 백악기, 맘모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유라시아 대륙의 시작, 한국의 지질과 식생은 근원과 본질에 대한 탐구욕이 강한 우리의 본능에 조응한다.
공룡과 익룡, 새 발자국 화석이 동일 지층에서 나온 지질이 해남에서 세계 최초 발견됐다. 원시인부터 서양이 우월했다는 주장을 일거에 박살낸 구석기 양편주먹도끼가 한국의 연천 등지에서 발견되자, 일본과 중국이 “동양인의 우수한 DNA를 확인시킨 증거”라면서 우리 만큼 좋아했다.
교통체증을 피할 줄 아는 지혜로운 봄 여행자들은 태안, 해남, 청송 일대, ‘알아두면 쏠쏠한 신비의 잡학여행’이 춘흥+에듀테인먼트를 한번에 챙길 ‘여행 플러스(+)’라는 점을 잘 안다. 믿고 가는 한국관광공사 추천여행지이다. “산방산이 한라산의 두껑”이라는 얘기는 지질 현상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신비에 대한 궁금증은 봄여행의 흥미를 더한다.
해남 공룡박물관의 초식공룡박자국 |
태안 안명암에서 바라본 갯벌 |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땅이 꺼지고 솟아 오르고…. 경기도 연천ㆍ포천 일대 한탄강 지질공원은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다. 규모는 작아도 주상절리, 수평절리, 크링커(거품형 바위) 등 지질 이야기는 더 다채롭다. 화산 흔적을 찾아보는 시간 여행이며, 한탄강 숨은 신비를 찾아내는 보물찾기이다. 당포성, 임진강 주상절리, 전곡리토층전시관, 좌상바위, 재인폭포, 대교천 현무암 협곡, 화적연, 멍우리 협곡, 비둘기낭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등 신비를 파헤치는 과정이 특별하다. 고대산자연휴양림, 산정호수 등의 춘흥은 여행콘텐츠를 살지운다.
청송 장엄한 주왕산 용추협곡 |
▶세계지질공원2 ‘제주’= 제주도는 섬 전체가 ‘화산학의 교과서’로 일컬어지는 세계적 지질 자원의 보고이다. 산방산ㆍ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은 태초의 제주와 조우하는 탐방로다. 산신령이 제주의 거센바람에 잠을 깬 뒤 한라산 꼭대기를 걷어차 그 조각이 남서쪽에 떨어져 산방산이 됐고 백록담이 움푹 패였다는 스토리는 지질트레일을 다니면서 웃자고 하는 해설사의 막간 너스레이다. 용머리해안을 중심으로 산방연대와 산방굴사를 둘러보는 A코스, 사계포구를 거쳐 마을 안길을 걷는 B코스, 산방연대에서 황우치해변을 따라가는 C코스로 나뉜다.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이 지층에 새겨져 있다. 송악산은 해안 절벽 위로 둘레길이 조성된 또 다른 지질 명소이다. 추사 김정희가 자연을 베고 누웠던 안덕계곡은 스몰캐니언이다.
▶주라기 공원? 백악기 공원 태종대= 부산 태종대는 공룡의 제왕 티라노사우루스가 살던 백악기에 만들어졌다. 당시 태종대 앞은 바다가 아니라 호수였다. 호수에 쌓인 퇴적층이 굳어 바위가 되고,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오랜 시간 물과 바람에 씻기고 깎여 지금 모습이 됐다. 신비의 영도에 반해 신라 태종무열왕이 머물며 활을 쏘았다고 해서 ‘태종대’라는 지명이 생겼다. 신선바위 주변에서 파식대지, 해식 절벽, 해식동굴, 낭식흔, 역빈 등을 볼 수 있다. 이 숨 막히는 절경과 신비로움은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점보버스로 손쉽게 접근한다.
함영훈 기자ㆍ이정화 작가/a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