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세계는 노동개혁중인데 한국만 친노조 역주행
뉴스종합| 2018-04-20 11:24
세계는 온통 노동개혁중인데 유독 한국만 친노조 역주행이다. 양대지침 폐지로 성과연봉제,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을 과거로 돌리고 최저임금 마저 급속하게 올린데 이어 이번엔 경쟁 체제의 독점복귀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산업 구조 평가’라는 제목의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철도가 경쟁체제로 인해 공공성 훼손의 위험에 놓였으니 용역을 통해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겠다”는 설명이다.하지만 코레일과 SR(수서고속철도 SRT 운영사) 통합작업의 출발임은 삼척동자도 안다.

경쟁이 최선의 정책이란 건 상식이다. 2016년 말 SR 출범 이후 운임은 낮아졌고 마일리지 등 서비스는 높아졌다. 말할 것도 없이 경쟁의 효과다. 코레일로선 해보지 않은 골치아픈 경쟁이다. 독점으로 되돌려 놓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걸 정부가 앞장서 도와주는 꼴이다.

노동개혁은 강성노조의 폐해를 경험한 선진국들의 자연스런 결론이다. 자동차산업협회의 보고서를 보면 결과도 분명하다. 최근 유럽 국가들의 자동차 생산량이 증가한 것은 근로 유연성을 높이고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노동개혁의 결과라는 것이다.

스페인은 2007년 289만대였던 자동차 생산량이 2012년 198만대로 줄었다. 이에 해고 절차의 간소화(정리해고 사전허가 의무 폐지), 근로 유연성 확보(노조 협의 없이 임금 삭감ㆍ근로시간 변경) 등을 골자로 하는 노동개혁을 진행했다. 이후 시간당 인건비는 유로존 평균의 73% 수준으로 낮아졌고, 자동차 생산량은 2012년 198만대에서 2017년 287만대로 45.2%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량이 2009년 84만대에서 2013년 66만대 수준으로 감소했던 이탈리아 역시 노동개혁 후 2017년 114만대로 73.5% 확대됐다.

지난 30년간 포퓰리즘에 따른 과잉복지와 노조 편향 정책으로 중병에 걸렸던 프랑스는 지금 전방위적인 노동개혁을 진행중이다. 1년도 안돼 외자 유치는 10년 내 최고수준이고 4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노동시장 경직성이 한국의 잠재성장력을 저해한다면서 ‘노동시장 개혁’을 주문한게 불과 몇 달 전이다. 참여정부 시절 핵심 참모들마저 혁신성장을 위해 저성과자의 해고가 손쉽도록 고용 유연성이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모두가 한쪽을 가리키는데 유독 정부만 역방향으로 서서 귀까지 닫고 있다. 요금을 내리고 서비스를 높이는 것보다 더 나은 공공성이 어디 있는가. 정부가 왜 철도 독점을 앞장서 조장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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