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男心을 저격하라 ①] “그루밍족 오세요” 백화점 큰손 떠오른 남성
뉴스종합| 2018-04-21 09:31
-신세계百, 男 전용카드 실적 분석…한 달에 300만원 써
-남성 고객, 2010년 28%에서 2017년 34%로 껑충
-백화점 업계, 남성 전용매장 강화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최근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인 ‘그루밍족’들이 늘어나자 백화점 업계는 남성 소비시장 공략을 위한 이색 매장들을 선보이며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주로 30~40대 남성들로, 안정된 경제력으로 구매력까지 갖춰 백화점 업계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3월 출시한 남성 전용 제휴카드 ‘신세계 멘즈라이프 삼성카드’의 한 달간 사용 금액을 분석한 결과, 1인당 평균 3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용자의 70% 이상이 여성인 기존 백화점 제휴카드 고객의 한 달 평균 사용 금액 40만∼50만원의 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사용 금액은 명품, 남성 의류, 생활용품 순으로 많았다. 

한 남성 고객이 신세계백화점에서 옷을 고르고 있다. [사진 제공=신세계백화점]

백화점 업계는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여성 고객보다, 소비여력이 큰 나머지 20% 남성 고객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신세계백화점 전체 고객의 28.1%에 불과했던 남성 고객은 지난해 34.1%로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올해 1∼3월 남성 고객의 비중이 전체의 33.5%를 기록했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서도 지난해 연간 2000만원 이상 구매한 VIP 고객 중 30대 여성은 별 변화가 없었지만 30대 남성이 4% 늘었다. 롯데백화점에선 지난해 남성용 명품 보석ㆍ장신구 판매량이 10% 증가했다.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남성 고객이 늘면서 주요 백화점은 남성 전용관을 강화하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의류, 신발 등 남성 제품을 한곳에 모아놓은 남성매장을 지속해서 보강하고 있다. 최근에는 센텀시티점 5층 남성층을 리뉴얼해 지난 1일부터 새롭게 오픈했다.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놀러 가보고 싶은 명소로 만들기 위해 남성들이 여자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매장으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봄을 맞아 매장을 개편하면서 남성 의류 편집매장을 강화했다. 잠실점 5층에 롯데백화점과 일본 신사복 전문 상사인 타카오카가 협업해 만든 남성 고급 정장 맞춤 숍 ‘타카오카 컬렉션’을 열었다. 

쇼핑몰도 남성 고객잡기에 분주하다. 용산 아이파크몰은 패션파크 5, 6층을 새롭게 선보이며 남성 고객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패션파크 리뉴얼은 남성을 위한 ‘원스톱 쇼핑’을 표방하며 의류와 스포츠, 골프, 아웃도어 등을 중심으로 남성 타깃 브랜드가 대거 보강된 것이 특징이다. 5층엔 남성 패션과 골프, 아웃도어, 6층에는 스포츠, 캐주얼 패션, 진 등 총 100여개 브랜드가 들어섰다. 

배재석 신세계백화점 패션담당 상무는 “유행에 민감한 30대 남성 고객들이 의류, 신발뿐 아니라 액세서리ㆍ소품에 관심을 가지면서 남성전문관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며 “남성 고객들을 잡기 위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도 남성 단독 매장을 앞다퉈 출점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