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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에 눌려 빛 못 본 모리야 “아리야? 언니도 우승했다”
엔터테인먼트| 2018-04-23 11:02
155전 156기 LA오픈 우승
박인비·고진영 공동 2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추고도 불운에 시달리며 늘 친동생 아리야 주타누간(22ㆍ태국)에 비교가 됐던 모리야 주타누간(23·사진)이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를 노리는 박인비(30)와 ‘무서운 신인’ 고진영(23ㆍ하이트) 등 한국 최강자들의 맹렬한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렸다.

박인비와 고진영은 나란히 공동 2위를 마크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윌셔 컨트리클럽(파71ㆍ6450야드)에서 열린 휴젤-JTBC LA 오픈(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일 4라운드경기에서 모리야는 이날 3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초대 챔프에 올랐다.

우승을 위한 18번홀 파퍼트를 편안하게 성공시킨 모리야는 관중과 태국인 가족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고, 동생 아리야를 끌어안은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박인비도 모리야를 끌어안고 축하하며 등을 토닥였다.

아리야 주타누간이 데뷔전에서 우승을 목전에 두었다가 막판 실수로 박인비에게 우승컵을 내준 적이 있었고, 그때 이후 늘 멘탈을 극복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보냈던 것을 모리야는 잘 알고 있었다. 모리야는 특유의 강심장으로 16번홀 보기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2타 격차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아리야가 오랜 세월끝에 첫승을 거둔후 연승을 일궈냈듯이 모리야도 앞으로 더 많은 승수를 쌓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3년 신인상을 수상한 모리야는 LPGA투어 156개 대회만에 우승갈증을 풀었다. 이로써 주타누간 자매도 자매우승의 대열에 들어갔다. LPGA투어에서 활약한 자매우승은 그동안 은퇴한 안니카 소렘스탐(스웨덴)밖에 없었다.

데뷔전 우승으로 67년만에 대기록을 작성한 고진영은 이날 1타를 줄여 10언더파 274타를 쳐 2타차로 박인비와 함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고진영은 전반에 보기만 2개 범해 버디를 1개 골라낸 모리야와 타수가 벌어졌다. 그러나 후반들어 11, 13, 15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뽑아내며 막판 추격을 시작했다.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모리야와 타수는 2타차로 좁혀졌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올 시즌 2승에 통산 20승을 기대했던 박인비(30ㆍKB금융그룹)도 모리야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박인비는 16번홀(파4)에서 7m가 넘는 롱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2타를 줄여 3타차까지 따라갔고,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냈지만 우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함영훈 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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