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남북정상회담, 경제로 보자
기사입력 2018-04-25 11:36 작게 크게

6세기 중국 북쪽의 수(隨)는 싸움에는 능했지만, 경제력이 약했다. 남쪽 진(陣)은 군사력은 약했지만, 장강(長江)을 방패 삼아 경제가 발달했다. 남북조시대 이전만해도 중국의 중심은 장강 이북이었지만, 북방민족에 한족에 쫓겨 남으로 밀린 남북조시대 이후 본격적인 강남 개발이 이뤄진다.

수 양견(楊堅, 文帝)이 남북을 통일하자 양광(楊廣, 明帝)은 남쪽의 경제력을 북쪽으로 이동시킬 궁리를 한다. 고구려 침공을 위해서도 남쪽의 부(富)가 필요했다. 604년 대운하 공사가 시작된다. 진(秦) 시황제(始皇帝)가 전국으로 통하는 도로(直道)를 뚫은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교통공사’다.

수 멸망의 원인으로 대운하를 꼽지만 ‘헛일’만은 아니었다. 수의 수도였던 뤄양(洛陽)이나, 당(唐)의 수도였던 시안(長安)은 대도시였지만 자체적인 식량조달이 어려웠다. 오늘날처럼 고속도로나 철도가 없었던 시절에 대운하는 남쪽의 산물을 북쪽으로 유통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 이후 당, 송, 원(元), 명(明)에 이르기까지 대운하는 계속 확장됐다. 청(淸) 때부터 건설이 시작된 징후선(京線, 베이징-상하이간 철도)도 대운하 경로와 거의 일치한다.

내륙운하가 부적합한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첫 ‘근대적 종단교통’은 1905년 경부선, 106년 경의선이다.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달리던 융희(隆熙) 열차는 1911년 압록강 철교 준공으로 대륙과도 연결된다. 일본이 우리민족을 수탈하고, 만주와 중국까지 침공한 데에도 이 철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한국전쟁으로 그 허리가 잘린다. 70년간 대한민국은 대륙과 떨어진 섬이었다.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은 정치 이슈다. 하지만 동시에 경제 이슈다. 동전의 양면이다. 뒤이은 북미정상회담까지 성공하면, 끊겼던 한반도의 맥이 다시 이어질 수 있다.

2016년 삼성전자는 러시아 철도청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한 물류운송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뱃길로 50일이지만, TSR로는 18일이면 유럽에 닿는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아닌 국내에서부터 TSR에 연결된다면 경제적 효과는 더 클 수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對一路)나, 러시아의 시베리아 개발계획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교통을 예로 들었지만, 남북경제협력이 가져올 변화는 어마어마하다. 제조업의 한계,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 내수부진 등 우리 경제의 많은 고민이 남북경협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아직 북한의 속뜻을 모르니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다. 뜻밖의 난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 처지에 서도 남북간 경협은 유용하다.

북한에게 핵은 그동안 체제를 지켜주던 유일한 힘이었다.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체제는 지켜도 고립을 벗어날 수 없다. 30대인 김정은에겐 앞으로의 수십 년이 끊임없는 투쟁이어야 한다. 지난 세월 잘 버텼다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

대신 핵을 포기하면 빠른 시일 내에 이를 대체할 뭔가가 필요하다. 신속하게 경제개발을 이뤄내야 권력기반이 흔들리지 않는다. 대한민국과 경제적으로 연결되는 것 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상회담의 성공은 모두에게 ‘대박’이다. 

ky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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