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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주사제 나눠쓰기 탓”…질본 최종결론
라이프| 2018-04-25 16:07
- 질본, ‘최종 역학조사 결과’ 발표 통해
-“지질영양주사제-사망 간 연관성 있다”
- 지질영양주사제 투여시 사망위험 18배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해 12월 이화여대 목동병원<사진>에서 벌어진 신생아 연쇄 사망 사건은 ‘주사제 나눠 쓰기(분주)’ 준비 단계에서 주사제가 오염돼 발생한 참사라고 보건당국이 최종 결론을 내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25일 오후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할 만큼 스모프리피드(지질 영양 주사제)와 사망 간 연관성이 있었다”며 “신생아 사망 사건은 스모프리피드 오염과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사망”이라고 밝혔다. 


이날 질본이 발표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관련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망 환아와 나누어 투여된 지질 영양 주사제에서 같은 유전자형과 항생제 내성을 가진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됐다.

패혈증을 일으킨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배양 실험 결과 일반 미생물 증식 배지보다 지질 영양 주사제에서 더 빠르게 증식했다. 오염 경로로 질보은 주사제 준비 단계를 꼽았다. 원제품과 주사제 투여 단계 오염 가능성은 없거나 낮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1년간 이대목동병원에 납품된 것과 같은 시중 유통 지질 영양 주사제와 수액 세트 원제품에 대해 무균 시험 검사를 한 결과 음성으로 나온 데다 지질 영양 주사제 자체 오염 의심 사건도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망한 어린이 4명에게 주사제를 투여한 간호사는 3명이다. 유전자형과 항생제 내성형이 동일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을 3명이 개별로 시술해 동시에 감염시켰을 가능성은 낮다고 질본은 전했다. 동일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감염되려면 같은 경로를 거쳐야 하는데 이번 조사에서 공통된 감염 경로는 주사제를 나누는 과정 밖에 없다.

결국 주사제 나눠 쓰기 과정에서 들어간 동일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신생아들을 패혈증에 걸리게 해 숨지게 한 것이다. 통계적으로도 지질 영양 주사제를 투여 받은 환아는 그렇지 않은 환아보다 18배나 사망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다만 구체적인 균 감염 과정은 역학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또 다른 질본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지만 의료인 손이나 테이블 등 구체적인 오염 유래를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고도 항생제 내성을 가지고 일반 자연계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균인 만큼 병원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충분히 판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경찰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에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신생아들의 사인(死因)으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결론 내렸다. 앞서질본도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질본은 분주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오는 6월 말께 ‘의료관련 감염 종합대책’에 담아 발표할 예정이다. 수사당국과 보건당국 모두 의료진의 분주 행위를 사망 사건의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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