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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 ‘8개 균 감염’ 사경 헤매던 25개월 어린이 살려내
라이프| 2018-04-25 16:06
- 이대목동병원 서동만ㆍ김경효 교수
-‘패혈증 탓 심장 손상’ 몽골 어린이
- 4개월여 노력끝 살려…건강히 퇴원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이화여대 목동병원 의료진이 폐렴과 8가지 균의 복합 감염으로 패혈증, 심장 손상이 와 사경을 헤매던 생후 25개월 몽골 어린이 수술에 성공했다.

25일 이대목동병원에 따르면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바트쿠약 군은 100일과 돌 무렵, 두 차례에 걸쳐 몽골에서 심장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폐렴에 의한 패혈증이 발생, 현지 병원에서 장기간에 걸쳐 입원 치료했으나 상태는 더 악화됐다. 여러 균이 심장까지 침투해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여러 차례 심폐소생술을 받는 등 몽골에서는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화여대 목동병원 의료진이 폐렴과 8가지 균의 복합 감염으로 패혈증, 심장 손상이 와 사경을 헤매던 생후 25개월 몽골 어린이 바트쿠약 군의 수술에 성공했다. 이 병원 흉부외과의 서동만<왼쪽 첫 번째> 교수와 소아청소년과의 김경효<오른쪽 첫 번째> 교수가 바트쿠약 군의 퇴원 전 그의 어머니<오른쪽 두 번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이화여대 목동병원]

이에 바트쿠약 군의 부모는 소아 심장 수술 분야 권위자인 이 병원 흉부외과의 서동만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바트쿠약 군은 호흡기를 착용한 채 약 4시간의 비행을 거쳐 지난해년 11월 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한국 입국 후 실시된 바트쿠약 군의 검사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진균인 칸디다 알비칸스균에 의한 심내막염과 패혈증이 있었다. 또 심실중격 결손과 심장 안에서 피의 역류를 막아는 판막의 손상으로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었다. 크리세오박테리움균, 버크홀데리아 세파시아균, 녹농균, 카바페넴내성 장내 세균에 속하는 폐렴 막대균, 대장균,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등의 다양한 균이 여러 장기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치료를 위해 먼저 서 교수가 심장 내부의 균 덩어리를 제거하고 심실중격 봉합술, 판막 성형술, 인공 판막 삽입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진 바트쿠약 군은 소아 감염 전문가인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의 김경효 교수팀으로부터 약 80일 동안 감염 관련 치료를 받았다.

바트쿠약 군은 한때 진균에 의한 농양이 간과 비장까지 침범하고 다양한 내성 균종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고비를 잘 넘기고 회복해 지난해 11월 한국 입국 당시 7㎏이었던 체중이 11㎏까지 넘은 상태에서 퇴원했다. 바트쿠약 군은 통원 치료까지 마친 후 지난달 16일 몽골로 돌아갔다.

서 교수는 “바트쿠약 군은 8가지의 균의 복합 감염에 의한 패혈증과 심장 손상에 의한 심장 기능 저하로 사경을 헤매던 환아라 심장 수술을 하더라도 치료 과정이 매우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며 “바트쿠약 군을 꼭 살리겠다는 부모의 강렬한 의지와 소아 감염 전문가인 김경효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의 헌신적인 치료 덕분에 무사히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진균 등 8가지 세균의 복합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간이나 비장까지 농양이 침범한 환아를 성공적으로 치료한 것은 드문 일”이라며 “소아 감염 치료 분야에서 학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어 관련 학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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