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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순항...1분기 평창, 2분기엔 평양(?) 효과
뉴스종합| 2018-04-26 10:53
남북화해, 긍정요인 불구
올 3%성장 낙관은 어려워
부동산ㆍ일자리 부진 우려
무역분쟁ㆍ세계경기 모호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한국경제가 올 1분기에도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까지 곂치며 경제성장률 1.1%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일단 1분기 성적표만 봐서는 한국은행이 전망한 ‘3% 성장’은 가시권이지만 문제는 2분기다.

남북정상회담으로 북한 리스크가 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이벤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제의 온기가 아직 고용까지 미치지 못해 민간 소비 회복세가 기대 이하인 점은 부정적이다. 미국과 중국 등 한국의 주요 수출국들이 무역전쟁을 벌이는 점, 올 하반기 세계경기 둔화 가능성도 부담요인이다.


평창에서 평양으로...남북협력, 北리스크↓=27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개성공단 재개, 북한과 미국ㆍ일본의 경제교류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다면 그간 우리 경제를 짓눌러왔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나 씨티 등 해외 IB(투자은행)들도 정상회담 이후 국내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은 물론,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북한 경제 개방 등의 성과가 나오면 국내 기업들이 북한 내 전력이나 도로 등 SOC 투자를 유치하거나 개성공단 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이 현실화되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씨티은행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에 따른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2400~3000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의 수익 뿐 아니라 내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남북 경제협력이 강화되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기 때문에 소비자 심리가 개선되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소비재 중심으로 개성공단에 들어갔던 경공업 중심 산업이 과거보다 생산이 늘어나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2 무역분쟁ㆍ세계경기 악화 부담=지난해까지 내수를 주도했던 건설투자가 올해부터 꺾일 가능성이 있다. 1분기에는 평창 효과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지만, 올해는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 등으로 약세가 예상된다. 실제로 주거용 건물은 2016년 이후 착공면적이 감소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미분양 물량의 확대로 건물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정부마저도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지난해보다 14.2% 줄였다.

경제성장의 온기가 아직 고용에 미치지 못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2월 10만4000명, 3월 11만2000명 등으로 정부의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조선업, 자동차 산업 등의 구조조정과 건설업 경기 부진이 중첩되면서 취업자 증가는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실업률이 높아지면 결국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미쳐 그나마 살아나고 있던 내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 입장에선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도 걱정거리 중 하나다. 잠시 소강상태이긴 하지만, 다시 정면으로 맞붙게 되면 우리 경제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세계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빨리 꺾이면 경제 성장의 주요 견인차인 수출도 감소할 수 있다. 이같은 대외적인 하방 요인으로 현대경제연구원(2.8%), LG경제연구원(2.8%), 한국개발연구원(KDI·2.9%) 등 주요 연구기관에서 2%대 후반의 전망치를 고수하고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ㆍ중 무역분쟁이 실제로 벌어지면 수출 둔화, 금융시장 불안이 생기면서 성장 경로를 저해할 수 있다”라며 “3% 성장 달성이 쉽지만은 않을 듯”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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