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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포럼-유영숙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연구관]한파와 지구온난화, 예측 불가능에 대응하자
뉴스종합| 2018-04-26 11:40
지난 겨울 지구촌 곳곳에서는 최악의 한파를 겪었다. 우리나라도 연일 영하 10도 밑으로 기온이 떨어져 한파경보가 몇 차례나 발령됐다. 많은 전문가들이 한파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았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제트기류의 흐름이 변하여 북극의 한기를 가두는 커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이상 한파가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단순히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결과만을 초래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직 경험하지 못했던 어떤 이상기후나 극한기후가 나타날지 알 수 없고 이를 모두 예상하기 또한 어렵다. 우리 인류와 지구 생태계가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기후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이렇게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를 확립하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을 예측하기 위한 과학적 기반을 쌓아온 것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이다. IPCC는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규명을 위해 전 세계 과학자가 참여해 5∼7년 간격으로 평가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가장 최근 발간된 5차 평가보고서는 2014년 195개국 정부대표에 의해 승인됐는데 보고서에는 기온과 해수면의 상승, 빙하·해빙(海氷)의 감소 등 전례 없는 기후변화가 관측됐고, 주요원인으로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지목했다.

현재 진행 중인 6차 평가보고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협정의 후속 협상에 주요 근거로 사용될 예정이다. 2022년 발간 예정인 이 보고서에는 필자를 포함한 18명의 국내 전문가가 저자로 참여해 국내 연구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또한 2015년부터 IPCC를 이끌어 온 우리나라의 이회성 의장 역시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발휘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올해 10월에는 인천 송도에서 IPCC 제48차 총회가 개최된다.

우리가 직면하게 될 이상 기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이런 IPCC의 과학적 연구와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켜 볼 필요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기후를 지구촌 곳곳에서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IPCC 활동과 평가보고서만으로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를 멈출 수 없다. 우리의 지구와 생태계의 안녕을 담보하는 방법은 오로지 우리 인간이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취할 때뿐이다.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에서 모든 선진국과 개도국이 의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도록 합의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근거에 대해 아직도 반신반의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러는 사이 우리의 지구와 생태계는 지나가는 감기 정도가 아니라 지난 겨울 지독한 한파와 함께 많은 사람을 힘들게 했던 독감처럼 심하게 앓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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