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분기 1.1% 성장에도 최악 실업, 만성화된 고용없는 성장
뉴스종합| 2018-04-26 11:36
올 1분기 성장률이 1.1%에 달했다. 작년 4분기 역성장(-0.2%)의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예상을 넘어선 결과다. 미국 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금리인상 가속화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순항중이다. 이대로라면 연 3.0% 성장 목표 달성도 긍정적이다.

내용도 나쁘지 않다. 1분기 성장은 수출(4.4%↑)과 설비투자(5.2%↑)가 견인했다. 설비투자는 2016년 4분기(6.5%) 이래 5분기 만에 최고다.

건설투자도 작년 4분기 -2.3%에서 2.8% 성장으로 돌아섰다. 소비도 그런대로 괜찮다. 정부가 큰 역할을 했다. 정부소비는 2.5% 뛰면서 2012년 1분기(2.8%) 이후 24분기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다만 민간소비는 성장률이 0.6%로 4분기 만에 최저였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전기대비 1.8%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성장의 온기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은 것은 여전히 짙은 먹구름 뒤덮인 고용시장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지금 한국 경제의 일자리 상황은 최악이다.

3월 실업률은 17년 만에 가장 높은 4.5%다. 3월 실업자수는 125만7000명으로 석달 연속 100만명대를 기록중인데 취업자 증가수는 불과 11만2000명이다. 8년여 만에 가장 적고 두 달 연속 10만명대 증가에 머물렀다. 경제활동인구 증가세를 감안하면 30만명은 넘어야 한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11.6%에 달했다. ‘알바생’이나 ‘공시생’을 포함한 실질 실업률은 24%나 된다. 청년 네 명 중 한 명은 질좋은 일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얘기다.

1분기 성장률이 이처럼 선전한 것을 감안하면 고용상황도 호전돼야 마땅하지만 그런 기미를 찾기는 어렵다. 오히려 악화 요인은 눈에 띈다. 일자리의 보고인 서비스업의 부진이다.

전체로는 0.9%의 성장을 이뤘지만 자금흐름만 생기는 부동산과 임대업의 영향이 크고 사람을 주로 쓰는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등은 0.9% 감소했다. 작년 1분기(-1.3%) 이후 또 다시 마이너스다.

이제 고용없는 성장은 만성화되고 있다. 안그래도 자동화, 무인화, 로봇화의 진전으로 나날이 떨어지는게 취업계수다. GDP 10억원을 창출하는데 필요한 취업자 수는 1990년 43명이었지만 이젠 불과 17명이다.

길은 하나다. 규제장벽을 없애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법만으로도 의료, 법률,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의 새 장을 열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 직무유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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