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주
지배구조 빨간불 미래에셋대우ㆍ삼성생명, 주가엔 이상 無
뉴스종합| 2018-04-27 09:58
- “삼성전자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은 호재”
- “지주사 체제 전환해도 미래에셋대우 기업가치 영향 없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내년 금융그룹 통합감독 도입을 앞두고 금융감독원이 미래에셋그룹과 삼성에 대해 지배구조 상 리스크를 강하게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 의지가 강하게 표출하면서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생명의 주가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가가 하락할 요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생명과 미래에셋대우 시세는 물론 관련 그룹 계열사 어느 곳도 큰 출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에 쏠리는 눈 = 지난 25일 금감원이 삼성생명의 삼성중공업 유상증자를 문제 삼자, 시장에선 삼성중공업 지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다. 계열사 경영이 악화하면 그룹 전체로 부실이 번질 수 있다는 당국의 지적이 ‘매각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것. 삼성생명은 삼성중공업이 실시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391억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경우 증자참여 규모가 전체 자본대비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증자지원을 받는 삼성중공업 입장에선 앞으로 삼성생명의 지원이 불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 유상증자 청약률이 높은 상황이고, 조선산업 자체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어서 마찬가지로 주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금융계열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점을 당국에서 지적했지만, 391억원을 투입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자기자본만 31조원인 삼성생명에게 증자ㆍ매각이 큰 이슈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오히려 지난 22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암시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금융회사가 대기업 계열사 주식 소유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보험법 개정으로 자산에 대한 평가 기준이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전환되면 삼성생명은 17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전자 주식(지분율 8.6%)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태다. 시장에선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삼성생명 주가에 악재가 아니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의 주주지분의 평가이익은 약 13조4000억원 수준으로, 10년간 분할 매각해도 1조3000억원의 매각이익이 순이익에 추가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여부, 미래에셋대우에는 영향없다”=금감원은 최근 미래에셋그룹이 6가지 유형의 그룹리스크 중 5가지에 해당된다며 미래에셋의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이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캐피탈이 차입금을 통해 계열사에 출자한 비율이 높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산 중 계열사 지분 비중이 50%가량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지주사로 강제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미래에셋캐피탈은 영업자산을 늘려 지주사 강제전환 가능성을 줄여왔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이 급속히 늘어난 것.

금감원의 지적이 나온 만큼 향후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 과정에 미래에셋대우의 자금이 사용될 가능성은 없다. 김성진 나이스기업평가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은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순환출자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6년 실시된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참여했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더라도 미래에셋대우의 기업 가치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지주사가 되는 미래에셋캐피탈의 부채비율은 100% 이내로 유지돼야 한다. 차입금 비중을 낮출 필요성이 더 커지는 셈이다. 그러나 상장 계열사의 지분을 3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만큼 계열사 지분을 팔아 상환자금을 마련할 수는 없다.

김 연구원은 “미래에셋캐피탈이 가지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의 지분율이 18.6%에 불과해 지분을 팔아 차입금을 갚을 가능성은 없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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