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김정은 만난 군 수뇌부 인사법…송영무는 목례, 정경두는 ‘꼿꼿’
뉴스종합| 2018-04-27 10:59
-남측 군 수뇌부는 목례 또는 악수에 그쳐
-북측 군 수뇌부는 거수경례 택해 ‘파격’ 평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우리 군 수뇌부가 27일 9시30분께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최초로 방남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눈 인사법이 주목받고 있다.

송영무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면서 짧게 목례하는 방식으로 인사했다. 정경두 합참의장은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악수했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군 최고 수뇌부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합동참모의장이 모두 공식 수행원으로 참가했다. 우리 군 최고사령관격인 합참의장이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공식환영식을 마친 뒤 남측 수행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번 회담에서 군 수뇌부의 인사법이 주목받은 이유는 과거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나눈 인사법이 두고두고 회자됐기 때문이다. 우리 군의 ‘주적’인 북한군 원수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고 꼿꼿한 자세로 인사한 것이 차후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시기에 국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그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우리 군 수뇌부가 어떤 인사법을 택할 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송영무 장관 역시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과의 인사법에 대해 준비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송 장관은 과거 김장수 전 장관의 꼿꼿한 인사를 조언한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과거 김 전 장관의 인사를 조언한 입장에서 이번에는 스스로 인사법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송 장관의 선택은 목례였다.

그러나 허리를 숙여 오랫동안 인사하는 목례가 아니라 고개만 잠시 숙이되 절도 있게 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인사와 함께 송 장관은 시종 미소를 잃지 않았다.

다음은 정경두 합참의장 차례였다. 우리 군 최고 사령관인 정 의장은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악수를 나눴다.

국방부 장관은 민간인, 합참의장은 현역군인으로 국방부 장관은 군정권(인사권), 합참의장은 군령권(작전권)의 최고 결정권자다.

국방장관에게 아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을 정 의장이 보완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한편, 북측 군 수뇌부는 모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거수 경례를 하는 파격을 택했다.

군복 차림으로 참석한 리명수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은 문대통령과 북한 공식 수행원들과의 인사 때 문 대통령에게 각각 거수경례를 했다.

북측 최고 사령관과 국방부 장관격인 인민무력상이 6.25 휴전 후 65년간 총부리를 겨눠온 남측 대통령을 향해 거수 경례를 한 장면은 이번 회담의 성격을 규정할 수 있는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 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