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남북정상회담]'성공 예감' 문화교류 속도낸다
라이프| 2018-04-27 11:53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 실무 채비
남북 작가 ‘통일문학’재개 관심사
국박 ‘대고려전’에 북한 유물 올까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남측예술단의 평양공연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톡톡이 한몫을 했다. 한반도의 평화를 노래한 ‘봄이 온다’는 남북정상의 만남으로 이어져 꽃을 피웠다. 문화예술계는 그동안 중단됐던 남북 문화교류가 다시 이어져 결실을 맺길 기대하고 있다. 우선 중단된 사업들의 재개가 관심거리다. 2015년 말 중단된 겨레말큰사전 발간 사업 재개와 남북 작가들이 공동으로 만든 문학지 ‘통일문학’의 출간,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 등이 우선 교류의 대상이다.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은 이미 작업이 상당히 이뤄진 상태여서 조만간 재개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우리측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조만간 북측에 공동 편찬 재개를 위한 실무자 접촉을 제안할 예정이다.

겨레말큰사전은 2005년 남과 북의 언어가 갈수록 이질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33만 표제어의 통합 국어대사전을 편찬할 필요성을 남과 북이 합의하면서 시작했다.

2006년 사업회를 구성, 본격적인 실무작업에 들어간 사전 편찬은 당초 일정대로라면 내년에 사전이 나와야 하지만 현재 3분의 1만 원고 작성에 합의한 상태다. 남북 편찬위는 2009년까지 25차례 남북공동편찬회의를 진행해왔으나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전면 중단됐다.

2014년 11월 평양에서 열린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위원회 회의 모습.

우리 편찬위원회측은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은 비정치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조속히 재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낙관했다.

남북한 문인들이 함께 만든 첫 문학잡지 ‘통일문학’ 발간도 예상된다. 남북한 문인들은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화해 기류를 타고 2005년 7월 평양·백두산·묘향산 등지에서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를 열고 이듬해 10월, 해방 후 최초의 남북한 문학작가 모임인 ‘6·15민족문학인협회’를 결성했다. 이어 2008년 2월에는 이같은 교류의 결실로 협회의 기관지이자 남북한 문인들이 함께 만드는 첫 문학잡지 ‘통일문학’을 창간했다. 이 잡지는 6개월마다 한 권씩 2009년 3월까지 3호까지 발간됐으나,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다.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이달 초 남측 예술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했을 때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과 함께 제안했던 사안이다.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 사업은 2007년 시작돼 총 7차례 이뤄졌으며, 12~13세기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 5점 등 고려 시대 유물이 다량 발굴됐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공동 발굴이 중단되고 북측에서 단독 발굴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북한의 고려 유물의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도종환 장관은 올해 고려 건국 1100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하는 ‘대고려전’에 개성 만월대 유물·유적을 보내달라고 북측에 제안한 상태다.

북한미술이 국내에 소개될 지도 관심사다. 광주비엔날레측은 올해 행사에서 집체화ㆍ선비화 등 북한미술작품을 문범강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소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까지 정부의 허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

그런가하면 남북교류를 위한 종교계의 발길도 바빠지고 있다.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남북 관계 경색으로 중단된 평양 조용기심장전문병원 건립사업을 재개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한 측은 병원 건물 외에도 의과대 기숙사, 강의실 등도 건립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심장병원은 연면적 2만여㎡에 지하 1층, 지상 7층 등 총 260병상 규모로 2007년 병원 건립에 합의한 뒤 건설을 시작해 2010년말 개원할 예정이었으나 건축 시공사 부도에 이어 그해 3월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천주교 주교회의의 북한 장충성당 복원과 공동미사 봉헌, 대한불교조계종의 북한 사찰 복원 사업과 공동법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평양 공동예배 추진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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