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유물유적
60년만에 ‘봉은사 시왕도’ 완전체 됐다
라이프| 2018-05-16 13:19
밀반출 1점 국제경매 환수, 4점 완성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대한불교조계종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1950~1960년대 해외로 유출됐던 ‘봉은사 시왕도(奉恩寺 十王圖)’가 환수돼 원래의 자리인 봉은사로 귀환했다고 16일 밝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은 지난 4월 국외경매시장 모니터링 중 미국 경매시장에 ‘시왕도’ 1점을 발견, 조계종과 공동 환수작업에 나서 그달 24일 경매 낙찰받는 방식으로 국내에 송환했다.

‘시왕도’는 1폭에 2존의 대왕(제2, 제4대왕)이 표현되어 있으며, 장황(粧䌙) 과 화기(畵記) 등 끝부분이 잘려나간 흔적이 보였다.

최초 발견 직후 재단의 연락을 받은 조계종은 이 불화가 18세기에 만들어진 ‘봉은사 시왕도’ 4폭 중 1폭임이 확인했다.

이 그림의 조성연대는 1777년이고 크기는 잘려나간 그림을 기준으로 117.2×117.2㎝다. 채색된 화면은 114.8×148.3㎝. 바탕은 비단을 썼다.

이번에 환수된 그림은 4폭에 나누어 그려진 시왕도 중 1점이다. 화기가 절취되어 있으나, 화풍 상 18세기 후반 서울-경기지역에서 활동했던 화승 인종(印宗), 영인(永印), 도준(道俊) 등의 불화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불화의 크기, 구도, 형식, 양식 등으로 보아 동국대 박물관 소장 ‘봉은사 시왕도’ 2점 및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시왕도’ 1점과 한 무리임을 추정할 수 있다.

보통의 시왕도의 경우 위에는 시왕이 판관과 사자, 옥졸 등을 거느리고 재판을 받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아래쪽에는 시왕이 주재하는 지옥에서 망자가 벌을 받는 장면이 각각 1폭 씩 분리되어 그려져 있다.

반면 ‘봉은사 시왕도’는 칸을 분리하지 않고 위에는 2존 혹은 3존의 대왕이 심판하는 모습을 나란히 그리고 아래 쪽에는 각각의 지옥장면을 그리는 독특한 구도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구도는 우리나라에서는 ‘봉은사 시왕도’와 ‘화엄사 시왕도’(1862)에만 보이는 매우 독창적인 구도라고 조계종 측은 설명했다.

이번 환수로 4폭의 ‘시왕도’는 반세기만에 온전한 모습을 갖추게 됐다.

abc@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