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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쉼터 반대, 한인들 ‘님비’라고?…일부 한국언론이 왜곡”
뉴스종합| 2018-05-17 09:19
[LA=미주 헤럴드경제] 에릭 가세티 LA시장과 허브 웨슨 LA시의회 의장이 LA코리아타운내 공용주차장에 노숙자 쉼터를 마련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한인사회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일부 매체가 사실관계 확인 없이 왜곡된 시각으로 이를 전달,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방송 CBS의 계열 매체인 ‘노컷뉴스’는 지난 15일 온라인판에서 ‘美(미)서 한국식 ‘님비’ 벌이다 된서리 맞은 한인타운’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LA시정부의 코리아타운 노숙자쉼터 건립계획에 대한 LA한인사회의 반발 분위기가 미국 주류사회로부터 역풍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노컷뉴스는 이 기사에서 “여성 노숙인 쉼터 설립을 반대하는 미국 LA 한인타운이 현지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라고 기사 첫줄부터 사실과 다른 표현을 하고 있다. LA한인사회는 ‘여성 노숙인’ 쉼터 설립을 반대하는 게 아닐 뿐 아니라 노숙인 쉼터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LA한인들이 지난 12일 시정부가 코리아타운에 노숙자쉼터를 만들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반발하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 시위대의 피켓에는 ‘공청회없이 쉘터없다(No Hearing, No Shelter)’ ‘가세티 시장과 웨슨 시의장은 공청회 절차를 지켜라 ‘ 등이 적혀 노숙자 쉼터 건립 계획 자체 보다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LA한인커뮤니티는 코리아타운내에 노숙자 쉼터가 마련되는 계획을 ‘내 뒷마당은 안 된다’는 님비(Not In My Back Yard) 의식의 발로로 반대하는 게 아니라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아무런 사전 통보나 주민 공청회 개최 등의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습적이고 전격적으로 이를 공표한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의 생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정부의 정책이나 개발 계획 등은 사전 공지나 공청회 등 여러 절차를 거치게 마련인데 이번 코리아타운내 노숙자 쉼터 건립 계획은 전례없이 아무런 사전 예고없이 발표해버린 것이다.

LA 타임즈만해도 지난 13일자 온라인판에서 ‘분노를 키운 한인타운 쉘터 제안, 님비현상인가 아니면 시 정부의 기습인가’라는 제목으로 한인사회가 반발하고 있는 이유를 균형감 있게 보도했다.

또 탐사보도 전문매체 마더존스(motherjones.com)는 14일자에서 ‘시 정부 리더들은 홈리스 정책에 대해 왜 바보인가(Why Are City Leaders Idiots About the Homeless?)’라는 제목으로 LA시정부 지도자들의 무책임한 행태를 지적했다.

LA한인타운 사회운동가로 캘리포니아 조세형평국 3지구 위원에 출마한 벤 박 후보는 “현재 한인커뮤니티가 노숙자 쉘터 설치를 무조건 반대한다는 악성루머가 돌고 있다”라며 “한인들은 그간 어느 커뮤니티보다도 노숙자 문제 해결에 앞장 서왔다. 한인사회가 원하는 것은 공정한 절차에 따라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정책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LA한인회 이사장을 역임한 이창엽씨는 “노숙자 쉼터 설치가 거론되는 다른 지역은 시 당국과 주민 간에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고 있는데 한인타운만 이렇게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일처리가 되고 있다”며 “한국 언론의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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