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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읽는 신간
라이프| 2018-05-18 11:22
블랙홀 옆에서(닐 디그래스 타이슨 지음, 박병철 옮김, 사이언스북스)=별과 은하는 인류와 함께 하며 수많은 상상을 낳은 낭만의 대상이지만 실제는 냉혹하다. 하루에 한 번 꼴로 핵 폭탄이 터지고 블랙홀은 다가오는 모든 물체를 순식간에 빨아들여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다.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천체물리학자 타이슨은 이 책을 통해 우주에 덧씌어진 낭만적인 이미지를 비틀고 기기묘묘한 우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주에 존재하는 여러물질과 에너지가 작동하는 원리, 그 원리를 밝히고자 한 과학 발견의 역사를 보여주고 지구라는 행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게 된 배경을 우리 은하의 탄생에서부터 짚어나간다. 타이슨은 종교와 과학의 관계에도 주목, 둘은 인간이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나름의 대답을 내놓으려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위대한 과학자들이 지식의 한계에 부딪힐 때면 신에게 의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펴기도 한다. 책은 뉴욕자연사박물관에서 발행하는 잡지 ‘자연사’에 연재했던 에세이를 엮은 것으로, 42편의 글은 저마다 다른 매력을 선사하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순수(조너선 프랜즌 지음, 공보경 옮김, 은행나무)=‘미국의 위대한 소설가’란 타이틀과 함께 ‘타임’표지를 장식한 작가 조너선 프랜즌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도덕적으로 혼란한 시대, 순수한 이상과 냉혹한 현실 사이에서 자기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젊은 여성의 성장 서사다. 대학 졸업 후 학자금 대출 13만 달러의 빚을 떠안은 채 재생에너지 상품 텔레마케터로 일하는 핍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낡은 건물에서 몇몇 동거인과 함께 불법 거주하고 있다. 핍은 자신의 기원을 모른다. 소도시 산자락의 작은 오두막에서 홀로 살며 지역 마켓에서 계산대 점원으로 일하는 핍의 엄마는 과거를 철저히 숨긴다. 핍은 그런 엄마에게 애정과 함께 껄끄러움을 느낀다. 어느 날 핍이 사는 집에 독일인 평화운동가가 방문, 그녀에게 비밀 조직 선라이트 프로젝트 인턴십을 소개해준다. 소설은 현대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남미 볼리비아의 비밀스런 계곡으로,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 1960년대 뉴욕으로 숨가쁘게 흘러가는데 그 중심에는 ‘살인사건’이 있다. 독립적인 각 장은 마지막 장에서 합쳐지며 퍼즐이 맞춰진다. 

내가 작은 회사에 다니는 이유(간기 나오토 지음, 권혜미 옮김, 비즈니스맵)=‘좋은 직장=대기업’이란 공식은 시대가 변해도 여전하다. 대기업은 취준생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통한다.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연봉이 많고 안정적이고 복리후생도 좋은 게 이유다. 그러나 이런 일반론이 꼭 맞는 건 아니다. 중소기업이 경기의 영향을 더 받기는 해도 대기업의 경우 구조조정과 업무 이동 등 개인에게 리스크가 적지 않다. 저자는 중소기업 편에 서서 여러 이점을 들려주며, 중소기업이 왜 좋은지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무엇보다 소비가 다양화된 현대에서 틈새시장의 욕구를 채워주는데 중소기업은 더 민첩하게 활약할 수 있다. 그만큼 성장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실제로 그곳에서 성장할지 성장하지 못할지는 결국 개인의 문제“라며, 대기업이 사내 연수나 자기계발 등의 복지 제도가 훌륭하지만 중소기업 안에서는 현장 속에서 직접 배우는게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든다. 책은 신입사원들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자세, 조직에서 의사소통하는 법, 롤 모델을 만드는 법 등 경험에 바탕한 실질적인 조언들을 담았다.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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