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故 구본무 LG 회장, 최순실 청문회때 사이다 발언…“국회가 막아달라”
뉴스종합| 2018-05-21 07:25
[헤럴드경제=이슈섹션]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소탈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잘 알려졌지만, 필요한 때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은 삼성, 롯데, GS, 현대차, 한화, SK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016년 12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솔직하면서도 당당한 ‘사이다 답변’을 이어가며 국민들의 호감을 샀다. 


그는 청문회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관련질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새누리당 소속 위원이던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앞으로도 명분만 맞으면 (정부의 요구에) 돈을 낼 것인가”라고 질문했고, 이에 구 회장은 “불우이웃을 돕는 일은 앞으로도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하 의원은 “앞으로 정부에서 돈을 내라 하면 이런 자리(대통령과 면담)에 나올 것인가”라고 다시 질문하자, 구 회장은 “국회가 입법을 해서 막아달라”고 역제안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전경련은 헤리티지 단체처럼 운영하고 친목 단체로 남아야 한다”는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구 회장의 답변은 당시 ‘소신발언’ ‘사이다 발언’으로 인터넷상에서 회자됐다. 구 회장은 청문회에 출석한 재벌들 중 가장 먼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탈퇴를 선언했고, 또 가장 먼저 실행에 옮겼다.

LG그룹이 2003년 일찍이 국내 재벌기업 중 처음으로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것도 그가 진솔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다.

하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구 회장의 부고를 띄우면서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장에서 만난 그 분은 이 시대의 큰 기업인이었다”며 “전경련을 미국의 헤리티지재단 같은 싱크탱크로 전환해야 하지 않겠냐고 질문했다. 당신(구 회장)은 흔쾌히 동의하면서 전경련은 친목 단체로만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평소에 소신이 없었다면 바로 나올 수 없는 즉문즉답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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