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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금 때문에…강남 재건축 매력 ‘뚝’
부동산| 2018-05-21 11:36
총비용 일반분양가와 비슷
호가급락에 사업포기 우려
‘새집’ 품귀…청약시장 과열


부담금에 대한 우려로 재건축 투자에 대한 인기가 급락하고 있다. 하지만 ‘새집’에 대한 수요열기는 여전히 높아 청약시장을 달구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의 매력 저하는 숫자로 확인된다.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 재건축 조합은 당초 재건축한 아파트의 전용면적 82㎡ 조합원 분양가를 3.3㎡당 3570만원, 한 가구 당 11억원대에 책정할 계획이었다. 조합원 1인당 2~3억원의 추가분담금이 있어야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 그런데 지난 15일 서초구청으로부터 ‘재건축 부담금이 1인당 1억3569만원’을 통지받았다. 이를 더하면 총비용은 12억5000여만원으로 높아진다. 

반포 현대

이 아파트의 일반분양가로 예상하는 13억4000여만원과 격차가 크게 좁혀진다. 조합은 오는 24일 총회를 열고 재건축 부담금 관련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은 가뜩이나 분양가 상한제로 일반분양가가 제한이 되기 때문에, 조합원의 이익을 덜어서 일반분양자들에게 나눠주는 구조였다”며 “사업성이 낮은 아파트의 경우 일반분양가보다 조합원 비용 부담이 더 커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강남 재건축 단지에 본격적으로 재건축 부담금 고지서가 날아들기 시작하면 사업 포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연초 강남 재건축 단지의 1인당 부담금이 평균 4억4000만원원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 설립 이후부터 매매가 금지되는 등 재건축 사업 완료 시까지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수많은 리스크와 비용을 감안한다면, 재건축 투자의 이점이 별로 없다”며 “사업 포기 단지가 늘면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이미 뚝 떨어진 상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4주 연속 하락 중이다. 큰 폭의 조정은 아니지만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가격 격차가 크다.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76㎡는 연초 호가가 16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14억5000만∼15억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연초 최고가에서 1억원 가량 떨어진 매물들이 일부 소진된 후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고, 재건축 부담금을 피할 것으로 보이는 서초구 경남3차 아파트도 연초 대비 1억원 이상 떨어진 매물에도 잘 팔리지 않는다.

업계는 당분간 재건축 투자가 크게 위축되는 대신 신규 청약시장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분양하는 서울 아파트 단지들은 높은 경쟁률로 완판 행진 중이다.

반면 재건축 투자의 매력이 감소하기는 했어도 일부 투자자에게는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라는 분석도 있다.

전영진 부동산평생교육원 구루핀 대표는 “새 아파트 청약은 실수요자 위주로 공급이 되고 있고 당첨 확률이 극도로 낮다”며 “재건축 조합원들이 재건축 부담금으로 인한 비용을 일반분양자들에게 전가할 방법을 강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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