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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치료제가 총기사건 유발?…美총기협회장 발언 파문
뉴스종합| 2018-05-21 11:26
올리버 노스 미국총기협회(NRA) 회장이 미국 내 학교 총기난사 사건 증가의 원인으로 ‘폭력 문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복용’ 등을 거론해 빈축을 사고 있다. 총기소유를 옹호하는 단체의 수장인만큼 다른 원인을 언급해 ‘총기규제’ 논의가 확산하는 것을 피해가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노스 회장은 20일(현지시간) 시사 프로그램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우리는 병폐 자체가 아니라 증상만을 치료하려고 하고 있다”며 “병폐는 (총기 소유를 허용하는) 수정헌법 제2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원인을 잔인한 영화 등 ‘폭력 문화’와 ‘약물’에서 찾았다. 노스 회장은 “병폐는 폭력 문화에 빠져든 청소년”이라며 “청소년들은 폭력이 곳곳에 널린 문화에 살고 있다.

TV를 켜고 영화만 봐도 그렇다”고 했다. 또 “청소년들이 겪는 일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ADHD 치료제인) 리탈린에 노출돼 있다”며 “많은 경우 약물에 절어 있다”고도 했다.

이는 지난 18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교외 산타페 고교에서 디미트리오스 파구어티스(17)가 총기를 난사해 최소 10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발생한 후 나온 발언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14일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17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 이후 3개월여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상당한 충격을 몰고 왔다. 미국에서 교내 총기난사는 올해만 16번째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총격범이 약물을 처방받고 있었는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노스 회장이 이런 발언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에 대해 NRA 측은 정신과 약물과 폭력 사이의 연관성을 언급하는 기사 목록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데일리 메일은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5~10%만 살인을 포함한 폭력행위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번 총격사건으로 미국 사회에서는 ‘총기규제’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임 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을 지낸 안 덩컨은 미 워싱턴포스트(WP)에 “총기규제를 강화하려면 등교거부와 같은 공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WP는 올해 교내 총격사건에 따른 사망자수는 31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학교에서 숨진 사람은 군 복무 중 목숨을 잃은 군인(13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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