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어쨌든 해피엔딩, ‘북한 주재 평양 미국 대사관’
기사입력 2018-05-23 11:19 작게 크게

도널드 트럼프의 ‘디플로테인먼트’(외교+엔터테인먼트)와 문재인의 ‘운전자론’, 김정은의 ‘정상국가 인정투쟁’이 어우러진 지금 국면의 가장 이상적인 종착지는 ‘북한 주재 평양 미국 대사관’이라는 데 이견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남북미 정상들이 주연을 맡은 시나리오의 ‘해피엔딩’ 버전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로 출발해서 남북미간 종전협정(선언)을 거쳐 남북중미간 평화협정에 이른 뒤 ‘북미수교’를 결말로 한다. 비핵화의 의미가 무엇인지, 종전ㆍ평화협정의 주체가 어디인지 당사국들의 머릿속 ‘디테일’은 달라도 손가락 끝 방향은 대체로 한가지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다시 확인했다. 미국을 공식실무 방문한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자리에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반드시 성공시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 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하는 등 정상적 관계를 수립해내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북미수교의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세계사적 대전환의 위업’을 상징하며 문 대통령에겐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의 성공을 의미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겐 ‘체제보장’이자 정상국가 최고지도자로서 국제사회의 공인을 뜻한다.

평양에 북한 주재 미 대사관이 들어선다면, 이스라엘 주재 예루살렘 미 대사관과는 극단적이고도 완벽한 대조를 이루게 된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미국이 강행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고 있는 예루살렘 미국 대사관 개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의 결과이자 분쟁의 새로운 단계가 됐다. 유엔 결의안과 국제법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 어느 쪽의 땅으로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루살렘 미 대사관은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다는 뜻으로 팔레스타인의 거센 반발을 샀다. 미국 대사관이 개관한 지난 14일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공격해 대규모 유혈사태가 일어났다.

평양에 미 대사관이 들어선다면, 한반도는 남북, 두 국가의 공존이 실질적ㆍ최종적으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얻었다는 뜻이다. 반면, 예루살렘 미 대사관은 국제사회의 합의를 거스르고 미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정부의 평화적 공존을 사실상 거부했다는 의미다. 미국은 최근 시리아 공격과 이란핵협정 탈퇴, 예루살렘 미 대사관 개관 등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행동했다. 중동에서의 미국의 이익이 평화보다는 ‘긴장’에 더 있다고도 풀이할 수 있다. 반면, 일각의 회의와 비관에도 불구하고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백악관의 ‘기대’는 여전하다. 한반도에선 미국의 이익이 평화쪽에 더 가깝다는 증거일 수 있다. 불안하지만 ‘아직까지는’ 말이다. 한반도에서 북미관계의 중재자는 남측, 문재인 대통령이고, 이란핵합의와 예루살렘 미 대사관 문제 등 중동에서의 중재자는 유럽이다. 중재자들의 입장과 그 절박함의 차이가 한반도와 중동의 운명을 가르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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