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文 대통령, 운전자론 물거품?… 靑 “최종 무산은 아냐” 분석
뉴스종합| 2018-05-25 09:42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국 측은 북미회담 취소 사실을 청와대에 사전통보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핫라인 통화도 문재인 대통령은 못하고 있다. 운전대는 잡았으나 승객들이 다 내려버린 당혹스런 상황으로 분석된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 사안이 ‘회담 연기’일뿐 ‘최종 결렬’까지는 아닐 것이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5일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미국측이 한국에 북미회담 취소 사실을 사전에 통보했느냐는 질문에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 취소 사실이 통보된 것으로 파악된지 30분 뒤인 이날 0시, 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NSC긴급회의 소집은 지난해 11월 29일 이후 6개월여만에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화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시간 동안 이뤄진 이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지금의 소통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정상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미뤄보면 문 대통령은 김계관-최선희로 이어지는 북한측의 대미 강경 인사들과, 볼턴과 펜스로 이어지는 미국측의 대북 강경 인사들 사이의 설전이, 북미 정상간 불신으로까지 확대됐다고 분석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분석은 이날 발표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문’에도 영향을 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의 ‘위임에 따라’ 작성됐다는 이날 담화문에는 ‘북미관계 개선 의지’와 ‘열린마음으로 기다린다’는 취지의 발언 등이 담겨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회담 취소 서한에 대해, 사실상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청와대가 북미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99.9% 성사’라고 밝힌 것은 무색해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1일 방미시 대통령 전용기에서 “북미정상회담은 99.9% 성사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후 청와대는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성공적이었다’ 자평하면서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만 해석했다는 비판에 처하게 됐다.

다만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회담 취소 통보’가 최종 결렬은 아닐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시점에서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마음이 바뀌면 내게 전화 해 달라’고 밝혔다. 이는 시점이 문제라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고, 여전히 북미회담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ho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