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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무역전쟁에 車업계 시나리오별 파장 분석 돌입
뉴스종합| 2018-05-25 10:42
- 최악 시나리오는 25% 고관세 현실화…생산기지 전체 미국으로 이전해야 할 판
- 25%까지 안 가더라도 대미 수출 직격탄…철강처럼 ‘쿼터 부과’로 틀어도 타격 클 듯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어 끝내 자동차까지 건드리자 국내 차업계는 초긴장 상태에서 시나리오별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수입 자동차에 25%까지 고관세를 물리지는 않더라도 다양한 다른 것들을 얻어내려는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관측된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25% 관세는 협상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어쨌든 다양한 시나리오별 파장을 예측하면서 분석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한국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 한 해 미국에 자동차 84만5319대를 수출했다. 미국은 한국의 가장 큰 자동차 수출 시장으로 전체 수출 물량(253만194대)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최악은 ‘25% 고관세 현실화’= 최악의 시나리오는 실제 관세가 25%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물론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럽과 일본 등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도 똑같이 걸려있는 만큼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만에 하나라도 현실화하면 국내 생산된 자동차들이 미국으로의 수출이 사실상 힘들어진다. 이 경우 국내 수출 물량의 3분의 1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는 32만8400대, 기아차는 29만3793대 등 총 62만2193대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했다.

결국 국내 기업들은 미국 공장을 증설해 현지 판매가 불가피한 대안일 수 밖에 없다. 한국 공장은 고용이 축소되고 부품 업체 등 전후방 산업에서 수십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것은 물론이다.


▶조금만 올려도 미국 메이커와 경쟁 힘들어= 25%라는 고관세에는 못 미치더라도 현행 2.5%(세단 등 일반차 기준)에서 단 몇%만 관세가 더 올라도 미국 메이커들과의 경쟁은 힘들어진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통상 한자릿수인 만큼 올라간 관세를 부담하긴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이를 미국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면 미국 내에서 만들어진 차량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이 터무니없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역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공장에 생산 라인을 증설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시간과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간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만 보면 한국의 높은 인건비로 떨어지는 생산성을 감안할 경우 수출보다는 미국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물량을 늘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미국 시장 내 수요만 뒷받침된다면 개별 기업으로서는 우리나라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것보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국내 일자리 문제 등과 걸려있어 현실화는 어렵다.

▶철강처럼 ‘수입쿼터’도 가능…美, 무엇이든 혜택 얻어낼듯= 미국이 철강에 가했던 것 처럼 ‘수입쿼터’를 통해 우리의 수출 물량이 막히는 것도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다. 자동차 고율 관세 압박이 향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되는 것이다.

미국은 철강의 경우 고관세 폭탄을 면제해주는 대신 각 나라와의 개별 협상을 통해 수입 쿼터를 설정하고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협상 전략을 전개했다.미국이 끝내 관세를 조정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미국차가 우리나라에 수입될 때 혜택을 주는 방법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 경우 GM이나 포드 등 미국산 차량이 우리나라 내수 시장에 수입될 때 진입 장벽이 낮아져 미국이 혜택을 볼 수 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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