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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수출장벽을 뚫을 수 있는 유니콘의 뿔
뉴스종합| 2018-06-04 11:30
지난해 우리나라 총수출은 전년 대비 15.8% 증가한 5737억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 중 중소·벤처기업의 수출비중은 6.6% 증가에 그쳐 2014년 이후 3년 만에 1000억달러 수준 회복에 만족해야 했다. 또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18.5%로 상황은 악화됐다.

올해는 원가상승, 환율변동성 확대, 고유가와 주요국 수입규제 강화 등으로 수출 기업들의 불안요인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게다가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와 보호주의 무역기조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를 타개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절싷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유니콘기업’이다. 기업가치가 1조원에 달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유니콘기업은 지금 우리 중소·벤처기업들이 지향해야 할 가장 명확한 목표가 아닐 수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이런 유니콘기업이 236개가 있다. 미국에 116개(49.2%), 중국에 64개(27.1%), 인도에 10개(4.2%)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는 우버, 디디추싱, 샤오미, 에어비앤비, 플립카트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자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히든 챔피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얼마나 많은 유니콘 기업이 있을까? 안타깝게도 이커머스기업 쿠팡과 모바일플랫폼 기업 옐로모바일 그리고 L&P코스메틱 등 3개 사로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기업의 성장과 성공은 경영자의 혁신적인 기업가정신과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정부의 올바른 방향성과 속도감 있는 정책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5월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혁신성장을 위해 베이징 중관촌(종관춴) 창업대가과기복무유한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창업혁신거점으로 중관촌내 한국 혁신성장BI(비즈니스인큐베이터)를 설립해 우리 중소·벤처기업이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중관촌은 중국의 하이테크 산업기지이자 첨단기술기업 집결지다. 바이두, 레노버, 텐센트, 샤오미 등 글로벌 기업의 탄생지로 창업지원 서비스 기관 45개, 벤처투자기관 100여개 등이 입주해 약 600여개 창업팀을 육성 중이다.

중진공은 중관촌의 성과를 바탕으로 실리콘밸리, 시애틀까지 해외 혁신성장BI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998년 미국 시카고BI를 시작으로 20년 가까이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 14개국 22개의 수출BI를 운영하며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해 왔다. 이제는 수출 외에도 현지 창업과 한류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장의 개척과 더불어 국내 시장의 한계를 뛰어 넘는 새로운 원동력을 부여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유니콘이 가지고 있는 강한 힘의 원천은 뿔에서 나온다. 전설 속에서 유니콘의 뿔은 코끼리 몸통을 관통할 수 있을 정도이며, 질병을 고치는 마법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우리 중소·벤처기업들을 유니콘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 뿔을 달아줘야 한다. 혁신적인 기업가와 정부가 함께 만드는 유니콘기업이야말로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마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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