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판세 이미 기울었다지만 투표 포기는 최악의 선택
뉴스종합| 2018-06-07 11:07
지방선거 투표 안내문과 후보자 선거공보물이 각 가정으로 발송되고 사전투표가 8일 시작되지만 선거 열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 거리에 나붙은 후보자 벽보와 현수막이 없다면 선거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판이다. 장삼이사가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한담을 나누어도 선거 이야기는 도무지 들리지 않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방선거 후보자 정책 공약 사이트를 방문한 숫자가 전체 유권자의 1% 남짓이라고 한다.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이러니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그럴만도 하다. 이번 지방선거는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이슈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선거 결과가 우선 그렇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최대 관심사인 광역단체장만 해도 17개 선거구 중 14개 지역에서 여당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마지막 텃밭이라는 대구와 경북, 무소속 후보가 선전하고 있는 제주 정도가 그나마 경합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여당의 ‘전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결과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일방적인 경기로 관중의 흥미가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선거 열기를 유도하는 여야 정치권의 노력도, 의지도 실종된 상태다. 막대기를 꽂아도 승리는 따놓은 당상이란 인식에 여당은 복지부동하며 부자 몸조심에만 급급하고 있다. 더 한심한 것은 야당의 자세다. 선거가 목전인데 이기겠다는 의지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패배가 뻔한 이번 선거보다 이후 정계 개편과 당권 경쟁이 더 관심이다. 염불보다 잿밥에 온통 마음이 가 있는 셈이다. 역대 이렇게 무능한 야당은 없었다. 이런 선거전에 유권자들이 관심을 기울일 까닭이 없다.

교육감 선거는 더 심각하다. 출마자가 누구인지조차 모른다. 그야말로 ‘깜깜이’ 선거다. 출마 후보들은 이름을 알리기 보다 진보와 보수를 대표한다는 점만 강조할 뿐이다. 그나마 내놓은 공약은 ‘무상 시리즈’ 일색이다. 이런 선거를 왜 하는지 자괴감이 들 정도다.

그렇다고 선거를 포기하는 것은 더 최악이다. 이번 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우리 지역을 4년간 이끌어갈 유능한 일꾼을 뽑는 것이다. 정당이나 정치적 성향보다는 인물 본위의 선거가 돼야 한다. 시간도 없지 않다. 선거공보물과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후보 면면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은 하루면 충분하다. 그리고 그 판단을 토대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여당의오만을 걷어내고, 야당의 무능함을 일깨워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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