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포럼-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상생적 ODA사업과 일자리 창출
기사입력 2018-06-11 11:21 작게 크게

많은 해외 공무원들이 경제개발 경험과 그것을 뒷받침해온 토지제도를 벤치마킹하고자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우리나라의 토지정책은 한편으론 공공개발에 필요한 도시용지를 공급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지가앙등과 투기 등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각종 도시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경제개발을 뒷받침해왔다. 이 중엔 성공적인 정책도 많지만 실패사례도 많은데, 개발도상국에게는 성공적인 정책만이 아니라 실패했던 사례도 중요한 학습 소재이다.

우리의 정책경험을 나누는 첫 번째 채널이 공적개발원조, ODA사업이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의료지원 사업, 학교 건설, 마스터플랜 수립 등 다양한 ODA사업을 해왔고 최근에는 제도를 만들어주는 컨설팅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제도컨설팅 사업은 우리나라의 제도 시행경험을 기초로 개발도상국의 사회 환경과 행정 여건에 맞는 맞춤형 제도를 만들고, 관련 행정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효율적인 제도운용체계를 구축해주는 사업이다. 이는 제도와 효율적인 제도 운용환경을 연계해서 구축해줌으로써, 우리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효과가 높은 ODA사업이다.

제도컨설팅 사업은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상생적 ODA사업이다. 토지관련 제도는 대부분 전산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어 후방효과가 높다. 그 나라 제도 환경에 잘 맞도록 활착될 경우 지속적인 유지보수 및 후속사업으로 확산될 수 있어 민간 ICT업계의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지적, 지형, 도시계획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 제공하는 한국토지정보시스템(KLIS), 지가공시제도를 만들어주는 ODA사업은 그 예이다.

하지만, 제도컨설팅의 후방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해외 ODA사업 추진과정에서 국내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외국 대기업 소프트웨어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한국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무명 중소기업 제품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겠느냐는 외국의 반응을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전 세계 소비자들이 삼성과 LG 가전제품을 선택하는 것처럼, 우리 중소기업의 소프트웨어도 외국에서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지명도와 경쟁력을 갖추는 기반을 마련하여야 한다. 우리에게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가 전 세계시장을 석권하면서 한국에 진출했을 때, 한글과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공공이 우선 구매해줌으로써 토종 소트프웨어 기업을 지켜내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한 경험이 있다.

제도 개선을 통해 중소기업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등을 정부나 공공기관이 우선 구매함으로써,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가 국내에서 기초체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우선 과거 실적에 기초한 업체 선정 방식을,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 등의 기술제안 평가방식으로 전환하여 중소업체의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신규로 구축하는 공공·행정업무정보 및 응용시스템은 국산 소프트웨어 제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는 방안과, 외국의 소프트웨어제품으로 기 구축한 각종 공공정보 및 공간정보시스템을 점진적으로 국산 중소기업제품으로 교체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유사한 기능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의 소프트웨어 가격이 외산의 약 60% 수준이고, 유지보수비도 외국제품 유지보수비 22%에 비해 낮은 10-15% 수준이다. 중소기업 지원 및 일자리창출 관련 공공재원 일부를 사용하고, 국내 소프트웨어업계도 일정 기간 제품가격과 유지보수비를 더 낮추는 등으로 협력한다면, 조기에 교체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의 해외 종속을 막으면서, 국내 소프트웨어의 해외 경쟁력을 키우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제도컨설팅을 통해 우리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사례는 크게 확대되어나갈 것이고, 소프트웨어 산업은 제도컨설팅의 연관ODA가 아니라도 자체 수출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11.6으로 제조업보다 1.9배 높다. 공공이 주도하여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판매시장을 만듦으로써 국내외에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전략적 노력이 필요하다. 100m10초 이내에 주파하는 육상선수도 보행기로 걸음마 연습을 하면서 성장하였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의 보행기가 되어, 국부유출 방지,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지속가능한 국내외 일자리 창출의 세마리 토끼를 잡았으면 한다.

  • ▶ 태풍 리피 가니 룸비아…제주 먼바다에 영...
  • ▶ 안희정 子, 父 무죄에 “상쾌, 잘못만큼만...
  • ▶ 김부선 “이재명으로 99% 오해, 죄송”…...
광고
프리미엄 링크
베스트 정보
이슈 & 토픽
비즈링크


오늘의 인기 정보
오늘의 주요기사
핫이슈 아이템
광고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