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구미시장, 박정희 고향에 파란 깃발…“하늘같이 받들겠다”
뉴스종합| 2018-06-14 07:14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보수 아성’ 경북 구미시장에 장세용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유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됐다.

TK(대구·경북)지역 곳곳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한국당 또는 무소속 후보들을 위협하며 선전했지만, 장 후보가 유일하게 당선됐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 최종 개표 결과 경북 구미시장 선거에서 장 후보는 40.79%를 득표하며 38.69%를 득표한 자유한국당 이양호 후보를 가까스로 누르고 당선됐다. 두 후보는 개표 후반까지 3% 내외의 격차로 엎치락뒤치락 하며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장 후보는 TK 지역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민주당 후보다.

[사진=연합뉴스]

구미는 낮은 투표율과 박정희 향수로 보수 성향이 강한 특성을 보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젊은 층의 투표율과 보수 후보의 표 분산이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향수에 젖은 표심은 항상 보수 성향으로 나타났다. 역대 선거에서 진보 후보들은 25∼30%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으나 장 당선인은 40%를 넘는 지지를 얻었다. 선거기간 2건의 여론조사에서도 장 당선인은 1·2위를 차지해 당선 가능성이 50%로 점쳐지기도 했다.

40대 이상 유권자는 보수 성향의 한국당·미래당·무소속 후보를, 40대 이하는 진보 성향의 장 당선인을 지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구 42만여명의 구미지역은 평균 연령이 37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다. 30대 이하가 전체 인구의 55%(23만293명)를 차지한다. 외지인이 많지만, 토박이들보다 정치적인 발언을 맘대로 할 수 없어 ‘샤이 진보’ 분위기가 팽배하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샤이 진보 유권자들이 사전투표 등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이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킨 원동력으로 분석하고 있다.

장 당선인은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교수(정교수 대우)다.

장 당선인은 “시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마음을 하늘 같이 받들겠다”며 “선거기간에 한결같이 곁을 지켜준 가족, 선후배, 선거운동원, 시민의 열정과 노고를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간 난공불락의 불모지였던 서울 강남구에서도 사상 첫 구청장을 배출하는 등 서울의 ‘보수 텃밭’에서도 선전했다. 민주당 정순균 후보는 46.1%를 득표해 강남구청장에 당선됐다.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구청장에도 민주당 박성수 후보가 57%를 득표해 수월하게 당선됐다. 민주당은 서울 지역 25개 구청장 선거 중 오직 서초구에서만 패배해 24곳에서 ‘압승’을 거뒀다.

서초구청장으로는 한국당의 조은희 후보가 득표율 52.4%로 당선됐다. 경합을 벌였던 민주당 이정근 후보는 41.1%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한국당은 서울 지역에서 서초구청장 단 1곳에만 깃발을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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