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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회담으로 국제질서 ‘리셋’”…국제사회 평가는 엇갈려
뉴스종합| 2018-06-14 10:35
동맹구도 재편, 불확실성 증가
美 조야ㆍ언론 회의론 “北 새 양보 없음에도 비핵화 확신”
미국인 51% “트럼프 대북협상 잘했다” 긍정평가
중ㆍ러 대북제재 완화 한목소리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트럼프, 세계 무대 리셋(재설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고 있다고 미국 CNN이 13일 보도했다.

유럽ㆍ캐나다 등 서방 동맹국들과는 대립각을 세워 불안을 야기하는 반면 독재국가인 북한을 상대하며 그동안의 국제 관계를 완전히 뒤엎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AP연합뉴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추진으로 노벨 평화상 수상을 꿈꾸고 있겠지만, 동맹국들과의 갈등과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논쟁 등으로 불확실한 길이 펼쳐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직전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과 불협화음을 표출했다. 그는 정상회의 직후 G7 공동 합의문에 돌연 반대를 표시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반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나머지 6개국과 대치구도가 만들어졌다.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날아가며 성공을 확신했다. 이어 북한이 합의문에 어떠한 새로운 양보나 핵검증에 대한 약속을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북한이 곧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믿음을 보였다.

이를 두고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새로운 미국의 가치관을 심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같은 행보로 미국 정계에서조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회의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정계는 이번 북미 공동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물론 비핵화에 대한 타임테이블조차 명시되지 않아 구체성이 결여됐다며 회의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부터 이번 협상을 진정한 북한 비핵화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치적 쌓기 차원에서 바라본 것 아니냐는 불신마저 나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도박이 성공한다면 동맹국들도 이에 어느정도 동참하겠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빠른 시간 안에 입증되지 못하면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유권자들도 비핵화 실현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직후 미국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미국 내 성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1%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협상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끌어내게 될 것”이라는 응답자는 25%에 불과했으며, 오히려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0%는 “북미의 약속 준수를 섣불리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무역과 외교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ㆍ러시아와의 협력은 트럼프 대통령이 넘어야할 높은 산이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두 나라는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4일 “한반도 핵 문제가 복잡한 미중관계를 푸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면서 “대북제재 완화가 비핵화의 속도를 내는데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결정적인 기초 작업을 했다면서 중국의 역할론 강조도 잊지 않았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도 기다렸다는 듯이 대북제재 완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13일 “북미정상회담의 비핵화 합의에 따라 대북제재를 위한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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