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무능한 보수정치 응징과 여당의 책임 강조가 民意
뉴스종합| 2018-06-14 11:14
모든 게 예상대로였다. 이변은 없었다. 6ㆍ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라 할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4곳에서 민주당이 낙승한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것도 2위와의 표차가 두 배 이상 나는 곳이 수두룩할 정도였다. 자유한국당은 대구와 경북 단 두 곳에서 겨우 당선자를 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여당이 싹쓸이했다. 유례없는 여당의 대승이다.

이런 일방적인 결과는 처음부터 예정돼 있었다. 주요 선거는 통상 집권세력에 대한 중간평가의 기능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보수 정치세력, 특히 한국당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었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했던 박근혜 정권이 탄핵되고 대선에서 완패했지만 그 기반 세력이던 한국당은 다시 태어나지 못했다. 통렬한 반성과 새로운 미래 비전 제시는 고사하고 집안싸움과 당권 경쟁에만 급급하는 모습이었다. 원내 제1야당인데도 집권 세력을 견제할 능력도 없었다. 게다가 흘러간 인사가 시도지사 후보로 나서는 등 인재영입에도 실패했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정치세력이 몰락을 넘어 괴멸 수준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은 것은 자업자득인 셈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이번에는 반드시 뼈에 새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총선과 대선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여당 역시 민심이 던진 메시지의 행간을 잘 읽어야 한다. 이번 대승을 여당이 잘하고 있다는 격려의 의미로만 해석해선 안된다. 구제불능 야당의 헛발질에 대한 반사이익이 크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선거를 통해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졌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무엇보다 겸손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승리에 취해 자칫 오만과 독선의 유혹에 빠져든다면 민심은 가차없이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승리 이후 당시 한나라당의 경우가 꼭 그랬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60%를 넘어섰다. 사상 최악의 무관심 선거를 우려했지만 지방선거 사상 두번째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출마 후보 공약을 비교하는 젊은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국민들의 시민의식이 그만큼 성숙해진 것이다. 여당은 자만하지 말고 야당의 재건의 기초를 다시 쌓을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민주주의는 진보와 보수의 건전한 경쟁을 통해 발전한다. 그 한 바퀴가 주저앉으면 대한민국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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