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논설위원칼럼
[직장신공]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
뉴스종합| 2018-06-21 11:45
‘작은 회사에서 웹 디자이너로 일하는 27세 직장인입니다. 같은 건물 같은 층에 같은 직종의 다른 회사가 있어서 디자이너끼리 서로 친하게 지내는데 지난달에 그 회사에서 직장을 옮길 생각이 없느냐고 하면서 연봉 인상을 제안해서 얼떨결에 수락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직장에는 차마 사실대로 말 못 하고 그냥 쉰다고만 했는데 생각해보니 매일 마주칠 확률이 높아서 고민입니다.’

연봉을 더 받기로 하고 이직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고로 당연히 솔직하게 말했어야 한다. 그런데 왜 일을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그 이유는 단 하나 - ‘얼떨결에’ 이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미뤄 짐작건대 지금 회사에서 그리 섭섭지 않게 잘 대해주고 있는 것 같고, 집에서 쉰다고 사직 이유를 밝혔을 때 질문에는 쓰지 않은 더 큰 거짓말을 했을 것 같다. 뜬금없이 집에서 쉰다고 이야기했을 때 그냥 받아들일 리가 있겠는가? 틀림없이 극구 만류했을 텐데, 이때 당장 모면할 생각으로 뭔가 심각한 이유를 댔을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멀쩡하게, 그것도 바로 경쟁 관계에 있는 옆 회사로 옮겼다니! 본인이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조금 신중했다면 이직 제안이 왔을 때 지금 회사에 그 내용을 밝히고 연봉 인상을 요구했어야 맞다. 그렇게 했는데도 ‘갈 테면 가라. 우리는 그렇게 못 준다!’라고 했다면 지금 회사가 인재를 놓친 것이다. 그 절차가 없이 먼저 덜컥수로 이직을 결정하고 나서 뭔가 심각한 거짓말까지 하는 바람에 상한 음식 먹은 것처럼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이다.

앞뒤 생각 없이 옆 사무실로 덜컥 이직을 결정한 직장인이여!! 애인 없다고 그러면서 친구 前 애인하고 사귀는 격인데, 그래도 복도에서 불쑥 마주치면 어쩌나를 걱정하는 거 보면 경솔함이 문제지, 근본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하라. 지금 사장이 화를 내겠지만 나중에 우연히 마주쳐서 빡 치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 그리고 이런 일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니, 앞으로는 항상 ‘덜컥’하기 전에 여러 경우를 신중하게 생각하라!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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