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뇌졸중 환자 10명 중 7명, ‘골든타임’ 3시간 넘겨 병원 도착한다
라이프| 2018-06-22 09:43
뇌졸중 환자 10명 중 3명만 치료에 필요한 골든타임인 3시간을 넘겨 병원에 도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만 순천향대 천안병원 뇌졸중센터장(신경외과 교수ㆍ오른쪽)가 뇌졸중 환자의 막힌 뇌혈관을 뚫는 혈관 내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제공=순천향대 천안병원]
-뇌졸중 환자 3시간 이내 병원 도착 비율 30%
-말이 어눌해짐ㆍ얼굴마비ㆍ편측마비 등 전조
-혈전 용해제 치료 위해 3시간 안에 병원 와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주부 명모(59ㆍ여) 씨는 수개월 전부터 일시적으로 한쪽 팔에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지는 경험을 했다. 하지만 곧 괜찮아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후 가끔 시력이 떨어지고 한쪽 몸의 기운이 빠지기도 했지만, 이런 증상은 보통 하루 안에 다시 회복됐다. 그러다 지난달 초순 어느 날 새벽 잠에서 깬 명 씨는 갑자기 심한 두통을 느끼며 쓰러졌다. 때마침 이를 목격한 아들이 119로 전화, 1시간도 안돼 병원으로 이송돼 뇌졸중 진단과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이다.

갑자기 발생된 뇌졸중 환자의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것은 바로 시간이다. 골든타임 내에 신속히 혈전 용해제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환자가 이송돼야 생명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이는 혈전 용해제 치료는 4시간30분 안에 시행돼야 한다. 준비 시간까지 포함하면 통상 의료계에서 보는 뇌졸중 치료의 골든타임은 3시간이다. 그러나 뇌졸중 환자 10명 중 7명은 이렇게 중요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순천향대 천안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뇌졸중센터가 최근 6개월간 병원 응급실을 찾은 뇌졸중 환자의 진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총 211명 중 불과 64명(30.3%)만이 증상이 나타난 후 3시간 내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오형근 순천향대 천안병원 뇌졸중센터 부센터장(신경과 교수)은 “병원, 보건당국 등 각종 기관에서 골든타임에 대한 홍보를 많이 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 뇌졸중 환자가 골든타임을 넘기고 있다”며 “반드시 증상이 시작된 지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야 장애도 줄이고, 소생률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서(뇌출혈) 사망에 이르거나, 뇌 손상으로 인한 신체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사망과 장애를 막을 수 있다. 한쪽 마비, 갑작스러운 언어ㆍ시각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 등은 뇌졸중의 조기 증상이다.

급성 뇌졸중 치료에 효과적인 혈전 용해제는 빨리 투여할수록 예후가 좋아진다. 골든타임을 넘기면 결국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돼 영구적 장애가 생기고,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오 부센터장은 “말이 어눌해짐, 얼굴 마비, 몸의 편측 마비, 걸을 때 한쪽으로 넘어짐 등 뇌졸중 의심 증상이 있다면 골든타임 안에 전문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증상이 호전됐더라도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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