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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읽는 신간
라이프| 2018-06-22 10:57
빨간모자가 하고 싶은 말(조이스 박 지음, 스마트북스)= ‘빨간 모자’‘잠자는 숲속의 미녀’‘인어공주’‘미녀와 야수’ 등은 어린시절 한번 쯤 읽게 되는 동화들이다. 공포스럽고 환상적인 이야기로 강력한 이미지를 구축한 이 이야기들을 작가는 좀 다른 시각으로 읽어낸다. ‘다이아몬드와 두꺼비’란 동화에는 이야기의 흔한 소재인 나쁜 딸과 착한 딸이 등장한다. 엄마는 자신을 닮은 못된 맏딸을 편애하고 둘째는 구박하며 온갖 궂은 일을 시킨다. 둘째 딸은 샘에서 만난 노파에게 물을 건네자 말할 때마다 입에서 꽃이나 보석이 되어 나오는 축복을 받고 심술궂은 맏딸은 뱀과 두꺼비가 나오는 저주에 걸리게 된다. 숲으로 내쫒긴 둘째딸은 왕자를 만나 궁전으로 들어가게 된다. 여자가 남자들이 듣기 좋아하는 꽃같은 말만 하고 뱀같은 말은 하지말라는 교훈에 맞서 자신의 성정에 따라 자유롭게 말하고 살자고 권한다. 저자는 ‘푸른 수염’을 통해 가부장제의 금기에 갇힌 여자들의 내상과 탈출의 이야기를, ‘빨간 모자’‘손 없는 소녀’‘백조왕자’ 등을 통해 왜 소녀들은 모두 숲으로 향했는지 행간을 읽어내며 추방의 공간인 숲으로 들어가기를 두려워하지말고 진정한 자신을 만나자고 권한다. 동화 속 희생자인 여성들을 통해 현실을 투영해 보여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세이다.

투자자의 적(주닝 지음, 임보영 옮김, 이콘)=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말은 누구나 다 아는 주식 투자의 격언이다. 지역, 산업, 시기 등 다양한 분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이를 따르지 않고 한 종목에 투자한다. 행동경제학자인 저자는 이를 행위와 의사결정 과정에서 우리가 흔히 범하는 오류로 해석한다. 그 주식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과 익숙함, 통제의 환상, 대표성 편향 등 감정적 판단에 따라 행동을 하는 것이다. 저자는 투자자의 대표적인 행동편향으로 단기적 추세를 이용해 미래를 예측하는 행위를 꼽는다. 인간은 가까운 시일에 발생한 사건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또 모호하고 익숙치 않은 상황을 회피하고 간단명료함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특히 익숙함에는 직관적으로 반응한다. 투자의 적이 바로 내 안에 있다는 말이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타인의 충동을 읽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의 CEO와 임원의 잘못된 의사결정, 정부와 금융권의 자기과신과 잘못된 결정 등은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사례를들어 조목조목 설명해 놓았다. 

백범의 길(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기획, 김명섭 외 집필,아르테)=2019년 백범 김구 서거 70주기를 맞아 조국과 민족의 독립과 해방 후 국토의 분단을 막기 위해 헌신했던 그의 궤적을 따라간 답사기다. 한 궁벽한 골짜기에서 시작한 그의 발자취는 충청도 보은 장안의 대도소에서 동학 교주 최시형과의 만남으로, 또 황해도 신천군 청계동의 안태훈 진사와 그의 아들 안중근으로 이어지고, 만주의 의병 김이언 부대를 거쳐 국모의 원수를 갚으려 했던 치하포사건을 통해 고종과 명성황후에게로 이어진다. 인천 감옥과 탈옥, 은신과 방랑의 길을 거쳐 마곡사의 승려 생활, 다시 전덕기, 이동녕, 최재학 등과 을사늑약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리고 교육에 투신하는 김구의 발자취는 안악사건, 105인 사건 등 크고 작은 역사의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이후 3.1운동과 상하이 망명,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문지기로 고군분투하다 개인자격으로 환국한 뒤 74세에 경교장에서 눈을 감기까지 그의 민족주의자로서의 한 길의 삶을 오롯이 담아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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