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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자 음식 토크는 어떻게 차별화됐나
엔터테인먼트| 2018-06-22 11:34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이영자, 최화정, 송은이, 김숙 ‘네 언니들’이 함께하는 올리브 예능 ‘밥블레스유’(연출 황인영)가 21일 첫 공개됐다. 이들 4명의 우정을 합하면 100년이 된다.

그러니 단순히 먹방은 아니다. 음식과 꿀조합 4명의 특급수다가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시청자의 생활 밀착형 고민들을 언니들만의 방식으로 함께 공감하고 ‘맞춤형 음식’으로 위로해주는 푸드테라피 ‘먹부림+고민풀이’쇼다.

이들의 토크는 찰지다. 특히 이영자는 “(최)화정 언니는 국밥을 먹어도 이태리 음식 먹듯이 한다”고 말하는 등 단연 빛난다.

이영자는 이미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음식 맛을 군침 돌게 표현해내는 데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바 있다. ‘식탐’(食貪)은 영자의 전매특허 같은 것이었다.

음식만 앞에 두면 저절로 말이 나오는 ‘주크박스형 토커’ 같지만 사실은 생각을 엄청 많이 하고 말을 하는 형이다. ‘밥블레스유’에서도 단순히 음식앞 수다에서 라이프스타일, 문화만들기로 진화하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토크를 하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영자의 토크는 너무 솔직하다. 과거에는 웃겨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다. 이 두 가지가 충돌한 적도 있었다. 웃기기 위해서 ‘초’를 치다가 거짓 방송 논란에도 휩싸인 적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천성적으로 솔직하다. 이 점이 어떤 고난과 위기가 와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다.

다이어트 파문이라는 최대 위기때 지방흡입이라는 말도 본인 입에서 나왔다. 기자가 파헤쳤다기 보다는 숨길 수밖에 없는 당사자가 실토함으로써 이뤄진 특종이었다. 나는 당시 “영자 씨는 절대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점을 느꼈다.


하지만 50줄에 들어선 이영자는 ‘안녕하세요’와 ‘밥블레스유’에서 한층 부드러워지고 편안한 모습이다. 푸근한 입솜씨의 안방마님 같다. 충청도풍 구수한 목소리가 더욱 잘 어울린다. 기존의 강하고 드센 이미지에서도 벗어나 편안한 웃음을 제공하고 있다.

1~2인 MC 시절 혼자 진행하고 웃기던 방식에서 집단토크 체제로 잘 적응했다. 토크를 독점하던 스타일에서 이제 묻어갈 줄도 아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처음에는 “일을 너무 안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 했지만, 어느새 리얼리티 프로그램 체제에 익숙해졌다. 영자는 “누나처럼 주모처럼 아우르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영자가 음식을 먹으면서 하는 말은 인생이 묻어나기도 한다. 과장된 표현조차도 공감하게 한다. “물고기들이 입안에서 막 돌아다녀“와 같은 독특한 표현법들은 그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이다.

‘밥블레스유’ 제작발표회에서 음식으로 치유(힐링)한다는 말을 할때에도 “기자 여러분도 지금 일 하지 싫죠. 집에 돌아가면 시원한 맥주 한잔에 치킨 먹으며 스트레스 해소할 생각하고 있죠“라고 말했다.

이영자는 인터뷰부터 웃긴다. “겸손해야 하는데, 입이 찢어진다” “(김)숙이가 관뚜껑을 열어줘 다시 나왔다. 이런 날이 올지 몰랐다” “CF도 비호감이라 안들어오는데 요즘은 들어온다” “남자복이라도 없는데 이런 복이라도 있어야 세상 공평하지” 등등 모두 솔직한 표현들이다.

이영자의 음식 토크는 성급한 과장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오랜 경험에서 나온 디테일과 내공이 있는 토크다. ‘전참시’에서 매니저에게 오리지널, 모차렐라, 가래떡 3가지 종류의 핫도그를 주문하면서 각각 설탕, 머스터드, 케첩을 뿌려달라고 요청했다. 매니저가 이를 헷갈려 소스를 잘못 뿌린 것을 기 막히게 알아냈다. 이영자는 음식을 세번 먹는다고 했다. 눈으로 먹고 코로 먹고 입으로 먹는다. 이쯤되면 이영자는 음식문화학자 같은 느낌도 든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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