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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건강하게 즐기기 ②] ‘월드컵 치맥’ 잘못하다간 야식이 습관됩니다
라이프| 2018-06-23 15:09
월드컵 결과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고 일상생활과 분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18일 오후 열린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 리그 1차전 스웨덴전에 나선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월드컵 경기 삼매경 중 ‘치맥’ 등 야식
-과도하면 야간식이장애증후군 야기해
-결과에 몰입하면 일상도 무너져…주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한밤에 열리는 월드컵 관람의 또 다른 즐거움은 야식이다. 하지만 대부분 야식은 칼로리, 나트륨, 지방 등이 많아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치맥(치킨+맥주)’ 등 야식을 하다 보면 소화기 질환은 물론 습관적으로 야식을 섭취하게 되는 야간 식이 장애 증후군을 야기할 수 있다. 또 국가 대항전이라는 월드컵의 특성 상 한국 축구 대표팀의 성적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심한 스트레스를 겪거나 우울증에 빠지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살제로 야식은 어마어마한 칼로리 등으로 소화기에 부담을 준다. 야식의 대명사인 프라이드치킨의 경우 1마리당 ▷나트륨 2290㎎ ▷포화지방 28.3g ▷열량2233㎉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성인 기준 하루 권장 섭취량인 ▷나트륨 2000㎎ ▷포화지방 15g ▷열량 2000㎉를 넘는 수치다. 이러한 야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면 위-식도 역류 질환(역류성 식도염), ​소화불량 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야식은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과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 분비에도 악영향을 준다. 이로 인해 경기가 끝나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야식을 계속 섭취하는야간 식이 장애 증후군을 불러 올 수 있다. 이때 비만을 비롯한 다양한 만성 질환도 일으킬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병원의 박재석 원장은 “야식의 유혹을 이겨 내기 힘들다면 단백질이나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며 ”잦은 야식 섭취로 소화기 질환이 발생했다면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과거 월드컵에서도 경기 시청, 응원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이른바 월드컵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며 “특히 올해에는 월드컵 이후에도 8월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등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가 잇달아 개최되는 만큼 현명한 시청 습관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야식뿐만 아니다. 월드컵에 너무 몰입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스포츠는 흔히 ‘각본 없는 드라마’라 불린다. 평소 체험하지 못했던 짜릿한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친 경쟁심과 과잉 몰입은 스트레스로 작용, 건강과 일상생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월드컵은 국가 대항전인 만큼, 과도하게 승패에 몰입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국내외에 많다. 대표적 예가 1950년 ‘마라카낭의 비극’이다. 당시 브라질은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우루과이에게 패해 우승까지 넘겨 준 뒤 충격을 이기지 못해 국민 2명이 심장마비로, 2명이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실제로 월드컵은 스트레스는 물론 심하면 우울증까지 가져 올 수 있다. 지난 18일(한국시간) 러시아월드컵 조별 리그 F조 1차전 스웨덴전에서 대표팀이 패한 뒤 많은 사람이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월드컵을 건강하게 관람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시청과 일상생활을 분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월드컵 경기 중계를 보거나, 정보를 얻는 시간을 정해 두고, 나머지 시간에는 월드컵 관련 정보를 접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이기경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스포츠를 관람할 때 결과에 너무 집착하거나 응원팀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스포츠는 그저 스포츠라는 마음으로 주변 사람과 함께 즐기는 수단으로 월드컵을 여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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