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칼럼-박영상 한양대 명예교수] 클린 베이스볼 잘 될까?
기사입력 2018-07-04 11:33 작게 크게

굵직굵직한 뉴스가 넘쳐 난 6월이다. 미국과 북한 간의 정상회담, 지자체 선거 그리고 월드컵이 그것들이다. 이 때문에 자질구레한(?) 사건은 막 뒤로 숨었다.

프로야구에도 눈길을 끌만한 일이 일어났지만 뒤처리는 엉금엉금 이다.

우선 넥센 소속 2명의 선수가 원정경기 중 성폭행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불구속으로 기소되었다는 보도이다. 다른 하나는 현직 경기운영위원이 성희롱을 한 이유로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방에서는 고교야구 감독이 선수 대학 진학을 미끼로 뒷돈을 받은 일도 있었다. 야구장 어느 구석은 아직도 지저분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단면이다.

선수 장사로 뒷돈을 챙긴 넥센에 대한 한국야구위원회의 조사가 마무리되었다. 이장석 넥센 대표이사를 야구계에서 영구 퇴출시키고 이 사건에 연루된 8개 구단에 제재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2009년 이래 십여 차례에 걸쳐 131억원을 뒷돈으로 받은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넥센은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 후 모기업의 지원을 받는 다른 구단과 달리 스폰서와 광고로 팀을 운영해 오고 있다. 당연히 재정에 쪼들릴 수밖에 없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우수선수를 다른 곳으로 넘기고 책상 밑으로 현금을 받아 이를 운영자금으로 썼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 규약은 트레이드 때 현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 이것은 미국이나 일본도 비슷하다. 말 그대로 거래이기 때문에 현금이 오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다만 미국이나 일본은 현금의 상한선을 긋고 후미진 곳에서 흥정하는 것을 막고 있다.

이 일이 밝혀지기 오랜 전 넥센의 ‘선수장사 얘기’는 야구장에서 돌아 다녔지만 ‘머니 볼’의 주인공 빌리 빈처럼 우리 야구계에 새로운 운영방법을 도입했다고 미화되어 유야무야로 끝났다. 하지만 이번에 넥센이 변칙적인 방법으로 운영자금을 끌어 왔다는 점이 밝혀진 셈이다. 개인 착복이 아니라 구단 운영을 위해 투명하게(?) 사용되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다.

프로야구는 돈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선수 드래프트는 물론이고 FA 계약, 외국 선수 영입 등 모두가 돈과 연관되어 있다. 겉으로는 적당한 액수의 돈이 오간 것으로 발표된다. 하지만 늘 뒷말이 따른다. 여러 가지 구실을 붙여 많은 돈을 비공식적으로 준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런 일들도 이번에 정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액수가 크건 작건 돈에 관한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만이 클린 베이스볼을 정착시키는 과정이고 목표라는 생각이다.

프로야구가 덩치가 커지면서 생각지도 않던 여러 가지 일들이 불거지고 있다. 선수들의 일탈, 승부 조작, 심판들의 장난 등 미국이나 일본이 겪었던 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것들이 KBO의 감독이나 규제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야구인 모두가 반성하고 각성할 때 야구장은 싱그럽고 깨끗한 토양으로 변할 것이다. 클린 베이스볼이 구호가 아닌 행동강령, 신조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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