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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평양에선…반미구호 사라져, 여성 하이힐 눈길
라이프| 2018-07-05 11:39
평양거리의 북한 여성들 [연합뉴스]

북한 건국 70주년 9.9절 준비 벌써 분주
화려한 양산 눈길…미용 옵션도 다양
평양냉면 육수 레시피 “비밀입네다~”
국제전화망 서울-평양 통화품질 깨끗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남북통일농구경기 평양공동취재단은 5일 거리 곳곳의 반미구호는 거의 사라졌고, 북한 정부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9절을 앞두고 매일 저녁 일과 이후 많은 수의 주민들이 대규모 집체극을 준비하고 있는 평양풍경을 전했다.

5일 평양공동취재단에 따르면, 남측 대표단이 숙소인 고려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인민대학습당 앞 김일성광장을 가득 메운 대규모 인원이 매일 목격됐다.

평양거리 표정= 지난 3일 저녁에는 중년 여성들, 4일 저녁에는 청소년들 중심으로 모였고, 4일 저녁의 경우 김일성광장은 물론 평양대극장 앞에서도 청소년들이 다수 운집했다.

평양시 곳곳에 설치된 선전문구와 선전화 가운데 반미구호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일심단결”, “계속혁신, 계속전진”, “만리마 속도 창조”, “인민생활에서 결정적 전환을” 등 내부결속과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독려하는 내용이 중심이었다.

3~5일 사이 평양 취재 과정에서 반미구호는 만수대언덕 주변에서 밖에 찾아볼 수 없었다. 평양 방문 경험 있는 당국자는 “북한 선전물의 숫자도 크게 줄었지만 반미 관련 내용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고 전했다.

통일농구 북한 관중들의 웃음 [연합뉴스]

여성들의 일상= 평양 시내 여성들이 들고 다니는 양산이 굉장히 화려하고 예뻤다. 색깔도 다양하고 반짝이 장식 등이 있었다. 서울 백화점에서 파는 양산보다도 화려한 양산이 많이 눈에 띄었다.

샌들과 힐을 신은 여성들이 많이 보였다. 20-30대 여성들은 물론 40-50대 중년 여성들도 상당수 굽이 높은 구두를 신었고 10㎝이상으로 보이는 힐도 많았다.

고려호텔 지하 1층에 있는 미용실에 오전 10시45분쯤 내려가보니 이미 그 시간에 와서 머리를 하고 있는 북측 여성(아줌마)들이 있었다. 미리 예약을 하고 오면 좋다고 북측 미용실 직원이 얘기했다. 미용실 옵션은 머리빨기(2달라:샴푸 의미), 건발(머리 말리기), 머리모양만들기( 말려준 뒤 드라이로 머리 모양 잡아주는 것 의미), 긴머리전기파마(45달라), 짧은머리 전기파마(30달라) 등이었다.

호텔 직원들은 먼저 와서 말을 걸기도하고 스스럼없이 대했다. 고려호텔의 쟁반국수 맛이 아주 좋았는데 호텔 직원에게 ”육수에 뭘 넣고 만든거냐“고 물어보자마자 ”식당 비밀입네다“라며 웃으며 답했다.

통일농구 남북 선수들 [연합뉴스]

상점엔 외제품도 많아= 고려호텔 상점에는 북에서 생산된 화장품 식료품 가방 기념품 등을 판매했는대, 일제 식료품을 비롯해 누텔라, 펩시 다이어트 등 외국 상품도 많았다.

구찌, 마이클 코어스 등의 로고가 박힌 가방도 북에서 생산된 가방과 매대에 같이 진열돼 있으나 가격대는 100달러 정도였다. 상점 내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샤넬, 불가리, 디올, 랑콤 명품 브랜드 향수와 화장품 다수 판매. 향수가 200-300달러대로 가격은 우리돈으로 환산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가격 표시는 모두 ‘10,000원’ 식으로 북한 화폐단위로 표시돼 있고, 이 경우 100달러로 환산해서 받는다.

창 밖 촬영을 못하게 했던 노무현 정부 시절 남측 취재단 차량 통제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시내를 이동할 때 풍경 촬영에도 비교적 제지가 덜했다. 그러나 “자제해 달라”는 요청은 있었다.

통일농부 여자부문 리정옥 선수의 미소 [연합뉴스]

서울-평양 통화품질 훌륭= 취재편의로 회담본부 상황실로 바로 연결되는 직통전화와 서울로 연결되는 별도 전화를 놔주었다. 취재단 중 1명이 서울의 가족에게 전화를 해보니 문제 없이 연결되고 통화음질도 깨끗. 서울의 가족이 “어 깨끗하게 잘들리는데. 맛있는거 사올 수 있으면 사와”라고 당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북측 관계자들은 대체로 친절했다. 입경시 세관 통과 등 절차 상당히 간소했고 일일이 짐을 뒤지거나 노트북에 뭐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농구 여자경기 종료이후 북측 여자선수 인터뷰하는 것으로 협의됐었는데, 북측이 막판에 “그건 어렵게됐다”며 말을 바꿔 불발에 그쳤다.

농구경기장에서 장내 사회를 본 우리측 아나운서(박종민)은 남한 케이팝 아이돌 그룹 곡 30곡을 경기 중간 중간 막간에 틀어주려고 준비했으나 북측에서 “틀지 말아달라”고 해서 경기장에 틀지 못했다고 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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